남구 정신병원 신설 공사 마무리 단계
주민 "창살보고 알아 … 개원 허가 반대"
인천 남구에 들어설 예정인 폐쇄병동 정신병원을 두고 인근 주민과 학부모들이 개원 불허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 500m 반경에 초·중학교와 어린이집, 아파트 단지 등이 모여 있어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내과와 신경외과, 정신의학과 등을 진료하는 병원의 개원 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규모는 5층 건물로 3~5층에 76개 병상이 있는 폐쇄병동이 들어올 예정이다. 해당 병원 자리는 원래 요양병원이었으나 2년여 전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지난달 병원 건물에 설치된 창살을 보고 폐쇄병동이 들어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고 병원 측과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병원 측이 폐쇄병동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병원 현황 자료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주민들은 이달 8일 보건소에 15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병원 주변은 일반주거지역이며 학교보건법에 의한 상대정화구역으로 폐쇄병동 개원을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근 학교 학부모 500여명도 진정서를 냈다.

주민대표 A씨는 "병원이 위치한 사거리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폐쇄병동이 들어오기에 적절치 않다"며 "보건소에서 사전 공청회나 공지를 하지 않아 주민들이 뒤늦게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병원의 개원 허가를 규제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병원 인테리어는 마무리 된 상태로 간판도 일부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개원 허가를 위한 소방시설 점검을 앞두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개원 허가 조건이 주로 시설 관련 내용이라 학교보건법이 해당되지 않는다"며 "문제되는 사항이 없으면 허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