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LH, 사고예방 위해 안쓰는 곳부터 철거
지역 최초 남동 만수주공7·부평 갈산주공2 예정
▲ 인천 지역 중앙난방을 하던 굴뚝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인천 남동구 만수공 7단지 내에 있는 이 굴뚝은 2013년 이후 가동을 멈췄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990년대 전후로 지어진 아파트에 설치된 난방용 굴뚝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고 예방을 위해 기능을 다한 아파트 굴뚝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역 최초로 남동구 만수주공7단지와 부평구 갈산주공2단지 굴뚝이 철거될 예정이다.

12일 LH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에서 만수7단지와 갈산2단지의 굴뚝을 철거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높이가 높은 굴뚝의 구조적 특성상 지진 등이 발생하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본부는 올 연말 중 철거를 계획하고 있으며 공사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다. 철거 비용은 굴뚝 1개 당 2억원으로 국토부와 LH가 부담한다. 철거 기간은 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거 대상으로 지정된 단지는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면서 굴뚝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앙난방은 별도로 마련한 대규모 보일러실에서 동시에 난방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굴뚝은 연기를 빼내는 보일러 연통 역할을 해왔다.

1990년도에 입주를 시작한 만수7단지는 2013년 개별난방으로 전환했다. 아직까지 단지 관리사무소 맞은편에는 아파트 16층 높이의 굴뚝이 서있다. 만수7단지 관리사무소 측은 "매년 실시하는 굴뚝 안전점검에서 위험 진단이 나온 적은 없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철거를 추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경주 지진 여파로 금이 간 난방 굴뚝을 사비를 들여 철거했다. 더 큰 피해를 우려한 것이다. 이후 경북 곳곳에서는 수십 년 된 아파트 굴뚝의 점검과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인천본부는 임대아파트 위주로 굴뚝 철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임대사업자인 LH가 철거비용을 직접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에 굴뚝이 남아 있는 LH 임대아파트는 총 4곳으로 확인됐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굴뚝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지진 피해 예방이 강화되면서 철거를 추진하게 됐다"며 "점차적으로 철거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전히 중앙난방을 유지하는 남동구 만수2·4·5단지 아파트들은 정기적으로 굴뚝 안전점검과 도색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