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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해사법원은 꼭 인천에 둬야 

2017년 09월 12일 00:05 화요일
해사법원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선박충돌, 해난구조, 해양오염, 용선분쟁, 해상보험에 관한 계약이나 분쟁 등 아주 많은 해사사건을 처리하는 법원이다.

해사분쟁은 선사, 용선계약자, 보험사, 화주, 하역사, 운송인 등 매우 많은 분야의 당사자들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어 사건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감각과 고도의 전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외국법원과 경쟁하여 많은 해외사건을 우리나라에 유치할 수 있도록 해사법원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성을 갖춘 법관으로부터 신속·정확한 분쟁해결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해외로 유출되었던 우리나라 사건과 외국인 간 해사사건을 유치하여 국부창출의 기회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해사사건은 연간 500~1000건이며 이중 수도권이 7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법무부 참고자료에 의하면 국제상사 중재사건을 우리나라에서 1건 유치할 경우 24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연간 200건을 유치할 경우 48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된다. 대표적으로 변호사 수임료, 호텔숙박비, 항공권수입 등이 발생한다.

해사사건은 국제성을 띠고 법률관계가 매우 복잡한 민사사건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일반법원에서 사건을 다루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건 해결이 느리고 전문성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우리와 가장 가까운 중국은 전국에 10개 해사법원과 24개 지원을 설치하고 해상법을 공부한 전문법관 570명을 배치하는 등 글로벌 수준에 맞는 독립된 법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일본과 싱가폴 등도 독자적인 해사중재 전담기구를 운영하여 경쟁력을 강화한다.

우리나라에 해사법원 설립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사건의 대다수는 인접한 중국과 일본 등지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사법원 설립 이후 우리와 가장 많이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중국은 이미 1959년부터, 일본은 1924년부터 독자적인 해사중재 전담기구를 설치·운영하면서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사법원을 인천과 부산 등 어디에 둬야 하는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처음부터 전국적으로 출발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해사사건 대부분이 수도권이기 때문에 수도권에 해사법원 본원을 두고 지방에 지원을 두는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사건도 많고 국제적인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는 수도권에 먼저 설치·운영하여 인근 경쟁국과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필자는 두 번째 방법에 더 무게를 두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국가에 비해 늦게 설치하는 해사법원을 지역 간 유치경쟁으로 힘을 빼기보다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에 설치하여 유치건수도 늘리고 수입도 증가시키는 등 체질을 강화하여야 한다. 수도권에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수요자(해운회사, 물류회사, 관련보험사 등)들이 대부분 소재하고, 국제적 접근이 용이하며, 전문적으로 처리할 여건을 잘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천의 경우 대한민국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인접해 있으며, 중국과의 물동량 의존도가 60% 이상 되는 항만도시이다. 국내사건에서는 대부분 원·피고들의 주사무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데, 해사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다.

인천에는 국제기구가 많이 입주하고, 해사 관련 조약인 로테르담규칙을 제정한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도 있다. 외국인 당사자 재판 또는 중재를 생각할 때 외국중재인이 쉽게 왕래 가능한 인천국제공항도 있다. 그래서 수도권에서도 특히 인천의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말이다.

경쟁력 있는 수도권을 바탕으로 먼저 해사법원을 설치해서 주변 나라들과의 유치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능성 있는 곳에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자. 그동안 우리는 해사법원의 부재로 대부분의 법률 분쟁을 외국 중재기관이나 법원에 의존하여 해외로 유출하는 비용이 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해사법원 설립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사법서비스 수요자의 이용편의, 그리고 현장성이다. 아울러 국제성이라는 해상사건의 특수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국익에 도움이 되는 곳에 반드시 설립되어야 한다. 인천은 지금까지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또한 수도권 규제정책으로 정부로부터 '희생양'이 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해사법원을 어디에 설치하여야 국부의 해외유출을 막고 당사자의 이용편의를 꾀하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다.

/김광석 인천대 글로벌법정경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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