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경인고속도로 일반 도로화 사업계획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내년 개통 50주년을 맞는 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전면개편된다. 시민들의 통행표 폐지운동에서 시작된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은 인천을 남과 북으로 양분하던 고속도로를 들어내고 도심 재개발과 물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재원마련과 자칫 교통흐름이 왜곡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 통행료 폐지운동에서 시작된 일반화 사업

인천시는 인천기점에서 서인천IC 구간 10.45㎞에 대한 고속도로를 폐지하고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이른바 경인고속도로 이관 협약을 2015년 연말에 국토교통부와 체결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인천시로 관리권을 이관한다는 것은 중앙정부에서 관리하던 고속도로를 일반도로로 전환해 고속도로로 사용됐던 부지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1968년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는 인천과 서울, 인천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물류 인프라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인천~도화~서인천~부평~부천~신월 등 도심 한복판을 관통함에 따라 특히 인천지역에서는 도심이 남과 북으로 양분돼 많은 폐해를 낳게 된다. 산업화와 도심과밀로 인해 본래 물류기능이 퇴색해지면서 교통정체가 심해지자 시민들은 통행표 폐지운동을 벌이게 된다.

한국도로공사는 경인고속도로 건설비의 250% 이상인 3500억원을 통행료로 초과징수하면서 통행표 폐지운동은 거세졌고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방향을 잡게 된다. 인천기점부터 서인천기점까지는 일반도로로 전환해 인천시가 관리하고 서인천 기점부터 신월기점까진 민자 지하고속도로를 전환된 것이다.

정부는 민간자본으로 서인천IC∼신월IC 구간 11.66㎞에 왕복 6차로 지하도로(7.7㎞)를 건설하고, 지상구간을 지방도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착공해 2024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시는 당초 3월 기본구상에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전 구간을 9월 기본구상에서는 동시에 착공하겠다는 방안으로 변경하면서 공사기간을 2년 단축했다.

시는 전 구간 동시 착공으로 사업기간을 2026년에서 2024년으로 2년 단축하는 한편 교차로를 설치하는 도로개량사업은 연말부터 진행해 시민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인천기점에서 서인천나들목에 이르는 10.5㎞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되면 자동차중심에서 대중교통중심으로 도로의 기능이 변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로수를 축소해 남는 공간은 공원·녹지는 물론 다양한 문화시설 등을 배치해 국내·외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등 소통·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변지역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뉴딜정책을 적극 활용해 역세권개발 및 산업단지 재생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뉴딜정책은 문재인 정부 공약사항으로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일반화 사업에 뉴딜정책을 접목하면 한층 속도감 있게 일반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은 물론 주변지역 환경개선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딜정책과 일반화사업을 접목해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하여 산업단지 재생을 통한 경제기반 구축,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을 추진하여 일자리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주거정비를 통해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환경 재창조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 변화지점, 과제는?

경인고속도로는 고속도로만 6차선이고, 갓길·측도까지 포함하면 최대 12차선에 달하는 인천시 최대의 도로다. 일반도로화는 단절된 인천의 남북을 연결하는 기능을 포함해 인천의 내부 도심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규모가 큰 만큼 과제도 많다.

일단 인천기점으로 8만대, 도화IC 기점으로 16만대가 하루 평균 경인고속도로에 진입한다. 하루 24만대의 차량이 다른 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일부는 흡수해야 하는 처지다. 이중 25~30%인 2.5톤 이상 화물차는 아예 진입을 못하게 되면서 물류운영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시는 일단 문학~검단 민자도로의 조속한 건설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송도~안산방향의 건설방향 조기 확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을 중심으로 경인고속도로, 제2·제3 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공항고속도로 등 동서축으로 구축된 교통망을 김포~인천간 고속도로, 문학~검단 민자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남북축으로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다.

다만 일반화 시점과 남북축 연속류 구축 시점에 간격이 클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부득이 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해야 하는 시민들은 경인고속도로를 대신할 민자고속도로에 상당한 통행료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재원마련 방안과 일반화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시가 예상하는 공사기간은 8년이다. 사업비는 내년부터 연간 500억~600억원 규모로, 시는 총 사업비를 4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시는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비로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고속도로를 이관 받으면 가좌IC 등 나들목 주변에 평면 교차로를 조성하고 남은 공유지를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과 고속도로 인근 인천도시철2호선 4개역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 자체조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재원마련 방안과 함께 전구간 착공으로 전환하면서, 인천 도심 한 복판이 오랜 기간 공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종선 고속도로일반화추진단장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5개 공구로 나눠 동시 공사를 진행하면 시민 불편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5개년 동안 매년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반화 사업이 정부 정책사업에 선정되면 국고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