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고 수장 슈뢰더 … 그의 정치 일기장
▲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게르하르트 슈뢰더 김소연·엄현아·박성원 옮김 김택환 해제 메디치미디어 464쪽, 2만6000원
독일의 제14대 연방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입지전적 삶을 산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탓에 야간 학교를 다니며 공부한 소년이 독일 연방정부의 최고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정치 인생은 끊임없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새책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 문명국가로의 귀환>(메디치미디어·464쪽)은 슈뢰더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의 갈림길에서 고뇌한 격정의 순간들을 담은 첫 회고록이다.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독일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독일의 최고 수장으로서 국가 위기 때마다 그가 발휘한 놀라운 기지와 결단은 정치 리더로서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책에 수록된 90여 장에 이르는 도판 자료는 슈뢰더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독일이 전범국가의 이미지를 벗고 어떻게 문명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의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은 한 인간의 치적을 요란하게 내세우기보다 자기비판이 담긴 투쟁적 정치 인생의 일기장에 더 가까워 보인다. 슈뢰더는 '미디어 총리'라 불릴 만큼 자기 연출에 강한 정치인인데 반해 책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삶에 대해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정치 지도자가 내린 결단의 순간들, 그 과정의 고뇌와 예측 불허의 결과가 담긴 특별한 울림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김소연 엄현아 박성원 옮김, 김택환 해제, 2만6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