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안에 사업비 미반영 … 재단 용역엔 '중장기 과제'로
인천시청.jpg
해외 한국어 보급을 총괄하는 세종학당 국내 거점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세종학당 관련 사업비를 반영해 달라는 인천시 요구가 담기지 않았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인천시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 세종학당재단 국내 거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용역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부처 예산을 편성하는 단계에서도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학당재단은 세계 54개국에 171개 학당을 두고 한국어 교육을 하는 문체부 산하 기관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편성한 지난해에는 문체부가 예산을 반영했다가 기재부 심의에서 삭감됐는데, 이번에는 부처 예산안에도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는 재단이 설립을 검토하는 국내 거점 세종학당의 최적지로 송도국제도시가 적합하다고 건의해왔다. 인천국제공항과 국제기구, 외국 대학 등 인프라가 풍부하고 오는 2021년 문을 여는 세계문자박물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시는 인천 공약 가운데 하나로 '세종학당 국내 거점 조성'을 정치권에 전달하기도 했다.

문체부나 재단 모두 국내 거점 설립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재단이 지난 4월부터 '세종학당 내실화 발전전략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여기에는 국내 거점 설립과 역할에 대한 부분도 담겨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국내 거점을 두려는 움직임도 문체부 제안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국내 거점 설립은 당장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재단의 발전전략 연구에서 국내 거점은 중장기 과제로 제시돼 있고, 총 400억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를 마련하려면 정부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문체부는 재단의 자체 검토를 먼저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면서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