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도 50년' 추진 … 빗물펌프장 개수·용량 확대도
인천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지난달 침수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된 하수도와 빗물펌프장을 수백억원을 들여 개선하기로 했다.

29일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폭우 피해 복구 상황 및 대책 보고회'를 가졌다. 시 재난예방과 등 관계 부서 담당자들이 참석해 대책 등을 설명했다.

시는 우선 다음 달 하수도 정비계획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지역에 매설된 하수관로의 빈도를 50년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인천에 매설된 5500㎞짜리 하수관로는 대부분 10~30년짜리로 계획됐다. 10년 빈도는 1시간당 62㎜, 20년 빈도는 77.18㎜, 30년 빈도는 82.33㎜의 비를 감당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인천에는 시간당 90㎜, 최대 11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인천에 매설된 해수관로는 이를 버티지 못했다.

시는 단계적으로 88.63㎜의 강우량을 감당할 수 있는 50년 빈도의 하수관로로 교체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올해 7억원, 내년 277억원을 들여 하수도 개선 공사를 시작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6억원을 들여 빗물펌프장의 개수와 용량을 늘리기 위한 타당성 용역을 하기로 했다.

현재 인천에는 총 13개소의 빗물펌프장이 있다. 이 중 5개소의 용량을 늘리고 적합한 장소를 골라 4곳에는 새로 펌프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 밖에 상습 침수구역 관리와 우수저류시설 설치, 유수지 담수 능력 확보 등을 대책안에 포함시켰다.

이날 열린 제243회 인천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박승희(한·서구4) 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피해 주민들의 대다수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배수시설과 늑장 대처로 피해가 커졌다고 본다. 원인이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면 마땅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안전 문제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앞으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지적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