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다·강 어우러진 '반도의 풍경'
▲ 한강하구 철새도래지에 56만7051㎡ 규모로 조성된 '한강야생조류공원'. 철새서식지 복원을 위해 꾸며져 있어 각종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 문수산의 절경. 이 산은 속리산에서 갈라져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의 서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해발 37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 김포 평화누리길. 강화와 연결된 초지대교가 끝나는 김포함상공원에서 시작되는 1코스를 비롯해 애기봉을 종단하는 3개 코스가 있다.
김포의 금강 문수산·통일 메시지 조각공원
한강야생조류공원·평화누리길·에코센터등
곳곳에 명소 … 가족·연인과 '주말 나들이' 굿


대지를 불태울 듯했던 폭염의 위세가 입추와 처서를 거치면서 한풀 꺾였다. 강렬한 기세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던 하늘을 가득 채웠던 따갑기만 했던 햇살도 정오를 넘어서면서부터 순해졌다. 한낮 걷기엔 부담스런 8월 하순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가을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주말을 맞아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산과 바다, 강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반도의 풍경을 간직한 김포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풍광이 아름다운 '김포의 금강' 문수산

국도 48호선을 타고 강화방면으로 달리다 통진읍에 이르면 북서 방향으로 긴 능선을 자랑하는 문수산이 눈앞에 들어온다.
문수산은 속리산에서 갈라져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의 서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해발 37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서북쪽으로 힘차게 뻗어 나간 산줄기는 서해와 조강(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하는 한강 하구 합수부)에 막혀 수명을 다했지만 강화와 김포 사이에 바다도 아니고 강도 아닌 강물과 바닷물이 뒤섞이는 염하강과 문수산을 만들어 냈다.
문수산은 4개 코스로 이용해 오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월곶면 성동리에서 올라가는 코스다.
이 길은 국도 48호선을 타고 강화대교 못 미쳐 우회전하면 만나는 산림욕장에서 시작된다.
산 정상을 향해 난 소나무 숲길로 조성된 산림욕장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시야가 넓어져 드넓게 펼쳐진 서해 바다와 강화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산과 바다,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맞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재촉하면 김포에서 가장 높은 산이면서도 오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문수산 정상에 다다른다.
산 정상 서북쪽 아래로는 삼엄한 철책에 갇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한강하구 과거의 영광을 만들어 낸 예성강과 임진강, 한강이 아무런 일도 없어 던 듯이 만나 서해 바다로 스러지는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남쪽 아래로는 조선시대에 삼남지방에서 서해를 따라 북상해 온 세곡선이 조강을 지나 한양길로 향하던 강화와 김포 사이에 흐르는 길이 20㎞의 염하라 불리는 김포해협도 눈에 들어온다.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자.
조강 건너편으로 북녘 땅인 개성과 왕건이 나라를 일으킨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오른 쪽으로는 눈을 돌리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모습 뒤로 멀리 삼각산이 풍경처럼 다가선다.
이렇듯 사방을 눈 아래 두고 있던 문수산에는 서해에서 내륙으로 침략하는 외세를 막기 위해 숙종 때 축성돼 병인양요때 프랑스군과 격전을 치렀던 둘레 길이 2.4㎞의 문수산성(사적 139호)이 있다.
산 정상에서 내려와 문수산과 애기봉(하성면) 사이인 월곶면 조강리에는 서해 뱃길과 한양, 개성을 잇는 수운의 요충지로 항상 뱃사람과 나룻배를 기다리는 손님, 장사꾼들로 떠들썩했던 조강포구가 있던 곳이다.


▲통일과 평화의 메시지 담은 '김포조각공원'

문수산 정상에서 월곶면 고막리로 이어지는 2.2㎞ 산책로에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조각 작품들이 어우러진 김포국제조각공원이 있다.
1998년 북녘 땅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조성된 김포국제조각공원에는 지오바니 안셀모 등 세계적 조각 작가 16인과 국내 저명작가 14인의 미술가들이 참여해 직접 제작한 조형물들이 국민의 염원인 통일과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려 만든 김포국제조각공원은 문수산의 휴양림과 어우러진 세계 유일의 자연 예술 공간으로 아이들과 가볍게 산책을 즐기며 다양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평화누리길에서 만나는 김포의 명소

김포 평화누리길은 강화와 연결된 초지대교가 끝나는 김포함상공원(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서 시작되는 1코스를 비롯해 애기봉을 종단하는 3개 코스가 있다.
1코스가 시작되는 김포함상공원 바로 옆으로는 수도권에서 소래포구 다음으로 규모가 큰 대명포구가 있다.
이 곳 어판장에는 대명항 어부들이 직접 바다에서 잡은 꽂게, 삼식이, 주꾸미, 대하 등 자연산 수산물과 각종 횟감을 계절별로 즐길 수 있다.
먼저 대명포구 끝자락에 자립 잡은 함상공원은 52년간 바다를 지켜오다 2006년 퇴역한 운봉함을 중심으로 중앙야외분수를 비롯해 수륙양용차, 해상초계기, 고속단정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파월장병의 출정식이 치러져 참전용사를 비롯해 현역군인들이 행사를 통해 호국의지를 다지고 있다.
함상공원 입구를 나서면 평화누리길 1코스인 염하강 철책길이 시작된다.
왼편으로 강화와 마주보는 염하강을 끼고 철책을 따라 14㎞ 거리, 4시간의 대장정을 즐길 수 있는 트래킹코스가 기다린다.
코리아둘레길의 시작점이자 한국관광공사가 '2017년 1월 걷기 좋은 길'로 선정한 이 길은 군부대 순찰로로 이용되던 곳으로 북한의 침투를 막기 위해 쳐진 높다란 철책을 따라 걷다 보면 이곳이 북한과 접한 접경지역임을 느끼게 된다.
이 갈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신미·병인양요 격전지였던 덕포진과 마주한다.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은 강화의 초지진 및 덕진진과 마주하고 서해로 부터 염화강을 따라 서울로 진입하는 외세의 침략을 방어하던 천혜의 조건을 갖춘 군사요충지로 구한말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몽고침입 시 강화도로 파천길에 오른 고려 고종의 오해로 죽음을 당한 손돌을 기리는 손돌묘와 물살이 거센 손돌목도 볼 수 있다.
문수산성 남문에서 애기봉까지 이어지는 8㎞ 평화누리 2코스와 전류리 포구에서 한강변을 따라 후평리 철새도래지를 거쳐 평화누리길 2코스 종단(애기봉 입구)까지 연결된 17㎞ 평화누리길 3코스는 트레킹 코스와 함께 자전거 길도 마련돼 힐링투어코스로도 그만이다.


▲김포한강야생조류공원과 에코센터

산을 오르거나 오랜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김포한강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한강야생조류공원을 찾아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한강하구 철새도래지였던 567,051㎡ 규모로 조성된 이 공원은 철새취서식지 복원을 위해 조성 돼 철새를 비롯해 각종 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공원 서쪽 한 공간에 마련된 커뮤니티가든에는 풍차를 중심으로 펼쳐진 꽃밭과 억새가 장관을 이루면서 사진촬영 장소로도 곽광을 받고 있다.
공원 동쪽 끝으로는 시민들과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환경과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 증진을 돕기 위한 공간인 김포에코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한강하구와 조류공원은 물론 강 건너 고양시와 서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1층에는 생태를 주제로 한 관람실과 영상실, 재두루미를 만나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설치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덤으로 배우기에도 제격이다.
김포에코센터에서 무료로 대여하는 자전거를 이용해 공원 전체를 둘러 볼 수 도 있어 생태환경 체험과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그만이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사진제공=김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