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 등 국제수요 급증해 공급난 '전국 품귀'
"1세 미만 혼합백신 접종, 4세 이상 10월 기다려야"
생후 4개월 된 아기 부모 A씨는 인천 서구 한 소아과에 정기 예방접종 하러 갔다가 허탕을 쳤다. 소아마비 접종 백신이 떨어져 주사를 맞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가예방접종인 영유아 소아마비 백신이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폴리오(Poliomyelitis) 예방접종을 위한 약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23일 밝혔다.

폴리오는 어린 아이에게 하지 마비를 일으키는 감염병으로 흔히 소아마비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분비물이나 입을 통해 전파된다.

발병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필수 예방접종 대상으로 지정됐고 1983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는 없다.
모든 영유아가 생후 2·4·6개월 때 3차례에 걸쳐 맞아야 하고 만 4~6세 때 1회 추가접종이 있다.

하지만 올해들어 정부가 국내 소비되는 백신 물량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일부 국가에 폴리오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국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몇 군데 되지 않는 폴리오 백신 제약회사가 1차적으로 급한 곳에 배분하고 남은 물량을 자국에 우선 공급하다 보니 한국까지 순서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전량을 네덜란드에서 수입한다.

질병관리본부는 9~10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신 생산업체가 공급을 늘릴 계획인데다가 폴리오 바이러스 발병 국가의 환자 수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보건당국은 그때까지 기초접종을 미루거나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에 폴리오 백신이 일부 포함된 혼합백신 'DTaP-IPV'를 우선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세 미만 영아는 일단 혼합백신을 맞고 만4~6세 어린이의 추가접종은 10월 이후로 연기하도록 의료기관 등에 안내했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