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올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세계 주요항만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제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가 엊그제 발표한 2017년도 상반기 세계 30위권 및 주요 12개 주요 컨테이너항 물동량 증가율 조사 결과다. 인천항은 이 기간 18.7%의 증가율을 보였다. 세계 유수의 항만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을 해냈다. 경쟁항인 중국의 닝보항 14.4%, 광저우항 11.7% 등의 증가율과 비교할 때 월등한 증가세다. 반면 부산항의 경우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5%에 불과했다. 정부가 투포트 정책을 기반으로 대대적으로 부산항과 함께 지원해 온 광양항은 아예 언급조차 없다. 국내항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주요한 자료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관심을 더욱 기울여 인천항이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객관적인 평가와 수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어떤가. 부산항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정치권과 정부의 목소리에 눌려 인천을 필두로 한 항만도시들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항만의 경쟁력을 외면한 채 정치권 논리로 접근하는 비현실적인 움직임이 나라 전체의 항만정책을 왜곡시키고 경쟁력 하락을 부추킨다는 우려는 되새김질을 해야 한다.

실제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부산지역 정치인들은 인천과 여타 지역에 산재한 해양·수산 관련기관들을 부산으로 집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해양·항만경제의 집중화를 통해 견인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실과 국제적인 흐름을 외면한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더 큰 시각으로 현실적인 항만정책을 추진해야 할 때이다. 인천은 역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수도권을 대표하는 국제항이다. 더구나 대중국 교두보로서 그 역할을 담당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동북아는 물론 국제적으로 다방면에서 1위인 인천국제공항이 함께 자리를 잡고 있는 요충지이다. 결국 인천을 국제항만도시답게 키우는 길이 대한만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정책당국은 새겨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