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서 연기 … 이달 말 준공
OBS 이전 협상 진전 없어
시 "60억 추가투입 논의중"
인천 계산택지를 조성하면서 사용처를 찾지 못해 20년 가까이 놀리던 땅에 방송통신시설이 들어서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입주할 방송사가 정해지지 않고 있다.

22일 사업 위탁사인 금아산업 등에 따르면 계산택지 방송통신시설은 이르면 8월 말 준공될 예정이다. 금아산업 측은 최근 시로부터 몇 가지 지적 사항을 받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아산업 관계자는 "재허가 받아야 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이행각서 등을 써 준공 후에 수정하면 된다"면서도 "아직도 이 시설을 활용할 방송사가 어딘지 몰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방송통신시설은 올 6월 문을 열었어야 했다. 이전하기로 논의되던 OBS가 면적과 구조가 너무 좁아서 곤란하다고 하자, 시가 금아산업에 설계 변경을 요구하는 바람에 2달 정도 미뤄졌다.

방송통신시설과 함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 자리는 원래 계양터미널 부지였다. 교통 체증, 수요 부족 우려로 20여년 동안 쓸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토지면적 40%에 해당하는 방송통신시설을 건설해 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었다.

시는 OBS와 인천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2013년 4월 체결한 뒤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방송통신기초시설 공사를 위한 60억원을 시비로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방송국 유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짓는 주상복합아파트에 방송국이 들어설 줄 알고 계약한 주민들과 상인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시와 OBS가 MOU 이후 4년 넘게 벌이는 소모전에 지친다는 반응도 있다.

해당 주상복합아파트 주민 A(54)씨는 "인천시는 현재 거론되는 방송사와 더 시간 끌 것 없이 입주 의사를 명확히 묻고 아니라면 하루빨리 다른 대상자를 찾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