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정 수봉문화회관 팀장, 사업 기획·작품 선정…국비 유치도 이끌어


인천 남구 수봉공원을 향해 깎아지를 듯한 언덕에 올라 숨을 고를 때쯤 언뜻 작은 소극장이 보인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관객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운다.

인천예총 수봉문화회관에선 매달 클래식부터 판소리, 가요 등 장르를 불문한 음악 공연과 다양한 악기 연주회 등이 끊이질 않는다. '문화가 있는 날'과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 공연은 모두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1억2300만원을 지원받아 인천시민은 물론 전 지역 공연 마니아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사업 기획부터 작품 선정, 국비사업 유치까지 지금의 수봉문화회관을 만든 데엔 방은정(36) 팀장의 공이 있었다.

"양질의 공연을 통해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게 문화회관이 존재할 이유라고 생각했어요."

방 팀장이 2011년 입사한 뒤 2014년 문화 업무를 맡으면서, 문화회관에선 처음으로 기획 사업이 시작됐다. 그래도 문화회관이니 제대로 된 공연을 올려 관객을 유치해야한다는 그의 신념이었다.

"회관 가동률은 높이되 최소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 국비지원 기획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엔 관객 30명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티켓 오픈 이틀이면 전석매진 행렬"이라고 말했다.

지리 특성과 3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극장 시설에 일부 관객은 공연의 작품성과 질을 의심하지만, 방 팀장은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통하는 곳이 바로 수봉소극장"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담하지만 시선 각이 좋아 어느 좌석에서도 집중해서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들도 분위기나 장비가 좋아 공연할 맛이 난다고 칭찬하시더라"고 말했다.

가족 단위 회원과 관객이 많아 방 팀장은 안심이면서도 늘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자녀들과 함께 오는 부모들의 마음까지 뺏는 매력적인 작품을 선보여야 '온 가족에게 사랑받는 문화회관'으로 우뚝 서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모여 대화하고 또 하나의 추억을 얻어간다는 게 우리 회관의 장점입니다. '여기서 이런 공연을?' 하고 놀라실 정도로 믿고 오는 수봉문화회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