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모산·상하산·거마산 '시들음병'으로 고사
"고온탓 해충 활동 활발 … 말일까지 1차 방제"
▲ 21일 인천 남동구 거마산 일대에 참나무잎시드름병이 확산돼 등산로 인근 나무들이 시들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 21일 인천 남동구 거마산 일대에 참나무잎시드름병이 확산돼 등산로 인근에 훈증 처리 중인 나무들이 쌓여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참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참나무시들음병이 인천 관모산과 상하산, 거마산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인천대공원사업소는 긴급 방제 작업을 벌일 예정이지만 최근 고온으로 해충 활동이 활발해져 참나무시들음병이 급속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대공원사업소는 참나무시들음병으로 고사된 관모산과 상하산 나무 50주에 대한 1차 방제 작업을 오는 31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관모산 중턱에서 정상 방향과 상하산 중턱 등산로 일대 나무 100여 그루가 참나무시들음병에 감염됐다. 또 참나무시들음병이 확산된 거마산의 방제 작업을 위해 다음 달 중 2차 공사를 발주할 방침이다.

거마산 정상에서 만의골 은행나무 길로 내려오는 등산로 일대 나무 수십 그루가 참나무시들음병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고, 현황 조사 중이다.

참나무시들음병은 광릉긴나무좀이라는 매개충이 참나무류에 침입해 라펠리아(Raffaelea)라는 곰팡이균을 옮기면서 발생한다. 주로 7~8월에 피해가 집중되는데, 피해를 입은 나무는 빨갛게 시들면서 말라 죽기 시작한다.

이번에 방제 작업 대상인 나무는 이미 고사됐거나 고사 직전 상태인 나무들이다. 고사 나무를 포함해 전체 감염된 나무는 100여 그루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높은 기온으로 병충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인근 나무까지 참나무시들음병에 추가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광릉긴나무좀은 날씨가 가장 더운 7~8월에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가을부터 활동률이 떨어진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최근 들어 참나무시들음병 발생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예방 대책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참나무시들음병으로 인천에서 2014년 4380그루, 2015년에는 6363그루가 피해를 입었다.

인천대공원사업소 관계자는 "참나무시들음병은 해마다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순찰을 하던 중에 감염을 확인하게 됐다"며 "고사된 나무는 벌채해 약제를 살포한 후 비닐로 덮어두는 1차 방제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