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일 평균 최고기온 27.6도…평년보다 2.3도나 낮아
'호우 부른' 기압계 정체 곧 풀려…"기온 오르고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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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 전국은 저기압의 정체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폭염이 사라지는 매우 이례적인 날씨를 보였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지난 13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45개 주요 관측소 기준 폭염일 수(33도 이상)는 '제로'(0)였다.
 
2000년대 들어 이 기간(8월 13∼20일)에 폭염이 나타나지 않았던 해는 2002년, 2003년, 2014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 전국적인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로는 9번째다.

이 기간에 전국 45개 관측 지점의 평균 최고기온은 27.6도로를 기록했다. 평년(29.9도)보다 2.3도나 낮은 수치다.

주요 도시별로는 서울의 지난해 8월 중순 평균 최고기온은 34.1도였지만, 올해는 27.4도에 그쳤다. 아프리카만큼 더워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도 지난해 35.3도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28.4도로 비교적 선선했다.

통상 이맘 때쯤이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지만, 흐린 날씨가 이어지며 일사를 막아줬고 비가 내리면서 열기도 식었다.

반면 13∼20일까지 전국 45개 관측소 기준 평균 누적 강수량은 125.5㎜로, 평년(69.7㎜)의 2배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던 청주와 대전은 올해 각각 72.9㎜와 119.1㎜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작년 12.2㎜의 강수량을 보인 서울은 올해 무려 18배를 웃도는 222.0㎜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약하다 보니 서해상으로 저기압이 유입됐다"면서 "게다가 우리나라 북동쪽의 고기압이 기류를 정체시킨 탓에 연일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그러나 1주일가량 한반도에 갇혀있던 기압계 흐름은 조만간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내일을 마지막으로 정체돼있던 기압계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쪽에 자리한 고기압이 미국을 향해 태평양을 횡단하기 시작하면 저기압도 서해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후 일본 남쪽에 찌그러져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향해 올라와 영향을 미치면서 당분간 기온이 상승하고, 남부를 중심으로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