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발 쏘고 3발 째 발사대기 중인데 포신 뒤(K-9자주포 내부)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 안전통제관(사망)이 '대기! 대기!' 외친 순간 포탄이 나가고 장약이 터지더니 후폭풍이 일었어요."

이달 18일 오후 강원 철원군 군부대 사격훈련장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사고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부상자 2명은 아비규환이 됐던 당시 사고 순간을 가족에게 이렇게 전했다.

포신 뒷부분에 탄약과 장약을 삽입하는 폐쇄기라는 장치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아선지 연기가 새 나오더니 이내 포탄 발사와 폭발로 이어졌다는 게 부상 장병들의 얘기다.

폐쇄기는 포탄이 장전되기 전 밀폐돼야 하는데 연기가 나왔다는 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것이다. 포신 뒷부분에 있는 폐쇄기 장치가 밀폐돼야 포탄이 발사될 때 장병들이 있는 자주포 내부로 화염과 연기가 들어 올 수 없다.

이번 사고 사상자 가족인 A씨는 20일 "어제(19일) 철원 사고현장 조사과정에서 다친 애들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며 기계적 결함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과 외부 전문기관 관계자는 "연기가 새 나올 수 없게 돼 있다. 사고원인은 자세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장비 결함, 장약 불량, 탄약 관리 부주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순직한 장병 이모(26) 중사와 정모(22) 일병(22)의 합동영결식이 21일 오전 7시30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군단장장(葬)으로 열린다. 영결식은 순직 장병에 대한 경례,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 운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유해는 영결식 뒤 오후 2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육군은 "국가를 위한 임무수행 중 순직한 장병들의 '의로운 희생'과 '명예로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추서계급 검토, 보상 등 최고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18일 강원도 육군 사격장 내 K-9 자주포 사격훈련장에서 발생한 폭발사로 이 중사 등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부상자 5명 중 김모(25) 하사 등 3명은 가족들의 요청으로 민간 화상전문병원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 장병 2명은 국군수도병원에 남아 치료를 받고 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