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에 미처리 사유까지 빼곡
인천 서구의회에는 30대 젊은 피로 불리는 이가 있다. 올해로 39세가 된 이용창(가좌1·2·3·4동) 의원이다. 3년 전 36세 나이로 서구의회에 들어온 그는 서구에서 나고 자란 인물이다.

과거 새누리당 서구·강화갑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그에게 지역 주민들은 동네 형님·누나이자, 친구 부모님이기도 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위해 어설프게 일할 수 없었다는 그는 품안에 꼭 노트를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빼곡한 민원 노트

젊음 만큼이나 열정 또한 뜨거운 이 의원은 구의원이 되자마자 바로 민원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지역 문제를 하나하나 정리해 오고 있다. 노트에는 민원 내용, 접수 날짜, 담당 공무원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가좌동은 서구에서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하나하나 해결하자는 생각에 만든 것이 민원 노트입니다."

그가 지난 3년간 해결한 민원만도 약 900여건. 올해 접수돼 살핀 민원만도 159건에 달한다. 서구청 각 국·실과는 물론 공공기관들을 발로 찾아다니며 이룬 결과다. 그러나 이 이 의원은 미처 해결하지 못한 민원에는 더 마음을 쓰고 있다.

"해결하지 못한 민원은 그 사유를 노트에 잘 적어 놓습니다. 문제점을 다시 집어봐야 나중에라도 다시 챙겨볼 수 있으니까요."

가좌동 주민들이 구의원에 제기하는 민원들은 대부분 생활 밀착형이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시급한 것들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말이다.

소외계층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주거환경, 실제 생활은 어렵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앞장서 온 시간들이었다.

"정신장애가 있으신 한 주민분이 계셨는데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해 깜짝 놀랐습니다. 자녀가 돌보지 않는 그분은 최소 생계도 꾸리기 어려웠죠. 규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결국 지원을 이끌어 낸 것은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민원을 해결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는 마음에 차지 않는다. 6만9000여명에 달하는 가좌동 주민수에 비하면 해결한 민원 수가 고작 1000건을 넘는 다는 것이 이유다. 하나의 민원이라도 챙기겠다는 그에게 밤과 낮은 따로 없다.


▲내 고향을 위해

7살 된 딸을 둔 이 의원은 특히 교육에 관심이 많다. 열악한 학교시설에 대한 개선 의지는 어느 의원 못지않게 높다. 그 노력으로 제대로 된 건물이 없었던 제물포중학교 강당과 급식실은 올해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가좌초등학교 등에도 예산 지원이 이뤄지는 성과를 얻게 됐다.

"내가 나고자란 동네에서 딸이 태어나 내년에 학교에 들어갑니다. 가좌동과 같은 원도심에 숨통이 트이기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 확충이 절실합니다. 교육에 대한 관심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대대로 가좌동에 터를 잡고 살아 온 그에게 있어 가좌동은 단순한 지역구가 아니다. 자신의 부모님과 친구들이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할 고향이다. 원도심이라는 가좌동 발전은 그에게 있어 사명감이기도 하다.

최근 서구의회 운영위원장에 오른 그는 이슈화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의회 운영위원장 역할은 의회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의회 활동을 정리하게 될때, 나이가 어리다는 수식어 보다 정말 열심히 한 의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