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 안성맞춤 명장 2호 유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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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부친·형따라 장인의 길

전국 유일 체험장·연구소 설립

"유기제작 과정들을 체계화하고 이론화해서 최고의 품질을 갖춘 유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안성맞춤 명장 제2호로 지정된 이종문(51)유기장은 신념을 갖고 전통을 이어가고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안성맞춤 명장 제1호인 이종오 유기장으로부터 주물유기 제작기술을 전수받아 현재까지 전통방식으로 유기를 제작하고 있다.

안성 토박이인 이씨의 부친 이건배씨와 형(이종오)은 안성에서 작은 유기공방을 운영했다. 이씨는 "어려서부터 유기 만드는 것을 보고 자랐다"며 "그러나 돈벌이가 되지 않아 아버지와 형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죽어도 유기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던중 형의 제안으로 1999년부터 유기공방일에 입문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바로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문제는 불량률. 그는 "유기 제작 과정이 핸드메이드(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공정 중에 조그만 실수가 발생해도 불량이 나온다"며 "이로 인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 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전국 각지의 장인들을 찾아 다니며 기술을 배웠고 고서와 전문서적을 공부했다.

그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기술전수를 꺼려해 옆에서 일 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보며 기술을 습득했다"며 "그런데 대다수가 유기제조공정을 이해하지 못 한 채 기술자에게 배운대로 흉내만
내는 모습을 보며 체계적인 전통 유기제조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안성의 전통기술인 유기를 제대로 배우고 계승하기 위해 전국 유일의 유기 체험장과 연구소를 설립한다.

그는 "안성맞춤 유기는 안성의 5대 농특산물(한우·배·포도·쌀·인삼)과 더불어 안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말한 뒤 "그러나 유기에 대한 홍보부족이 다소 아쉽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씨는 "현재 유기산업은 기술자의 노령화, 열악한 근로환경,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유기제조방법의 체계화와 이론화를 통해 최고 품질의 안성맞춤 유기를 만들어 명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오정석 기자 ahhims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