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출 양계농장 출하 중단
판매 전면 올스톱 큰혼란
동네서 대량 구입 사재기
제과·제빵점 구매 발동동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살충제 파동까지 겹치니 어디 무서워서 계란 사겠습니까."

경기지역 양계농장 계란에서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15일 0시를 기해 판매가 전면 중단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확산하는 계란 파동 소식에 불안해했다.

이날 오후 수원시 인계동의 A대형마트를 찾은 자영업자 서모(33)씨는 텅 빈 계란 진열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300판가량이 진열됐던 이 곳에는 계란 대신 라면 등 가공식품이 가득차 있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서씨는 "매일 하루 계란 2판 이상을 사왔는데, 판매 중단이 지속되면 동네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살 수밖에 없다"며 "AI 파동 이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이 곳을 찾았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씨처럼 계란을 찾아 마트를 온 자영업자들은 10여명이나 됐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을 찾는 고객은 평소와 비슷했지만, 달걀 파동 소식을 접하고 대량 구입하겠다는 고객들이 끊이질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에 위치한 B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라진 계란 진열 코너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박모(35·주부)씨는 "평소 계란으로 많은 반찬을 해왔는데, 서민이 즐겨 찾는 계란 판매가 중단되면 당장 식탁물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B마트 관계자는 "하루빨리 계란 파동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 마트 특성상 '샤워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계란과 같은 주로 소비하는 식품이 없을 경우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기 일쑤여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형마트에서 발길을 돌린 일부 소비자들은 계란을 쌓아 둔 동네 마트를 찾아 계란을 대량으로 사는 일부 '사재기' 현상도 눈에 띄었다.

C슈퍼마켓 관계자는 "평소 없던 계란 문의 전화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며 "매장에 있던 계란 30개들이 20판이 오후 일찍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계란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동네 제과·제빵점주 등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제과점 관계자는 "대부분 제품에 계란을 사용하는데 공급이 원할하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15일 0시를 기해 전국의 3000마리 규모 이상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계란의 출하를 중단한 정부는 3일 이내 계란 농가 전수를 검사해 합격증명서를 받은 농가 계란만 출하·유통을 허용키로 하면서 당분간 계란수급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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