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난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가뭄이 연래행사가 됐고 관정개발, 임시양수장 설치, 급수차 지원 등 매년 똑같은 임시적 대책만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도 경기도는 지독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으로 인해 적지 않은 농작물 피해도 입었다.

관정개발, 임시양수장 설치 등 긴급 가뭄대책으로 가뭄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고, 7월 초부터 시작된 장마로 가뭄은 완전 해갈됐다.

정확히 말하면 올해 봄 가뭄만큼은 해갈됐지만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

올해 6월까지 경기도에 내린 강수량은 218㎜로,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 414㎜의 55% 수준일 정도로 매우 적었다.

2014년부터 지속된 강수량 부족이 누적돼 가뭄은 더욱 심화됐다.

가뭄이 최근에만 유독 심했던 것은 아니다. 기상청이 경기도에 본격적으로 전자식 자동우량 계측을 실시한 1972년 이후 45년 동안 평균 강수량보다 적었던 적은 29회고, 3년 연속 적었던 적은 6회나 됐다.

특히 최근에는 비가 내리더라도 지역별·시기별로 강수량 편차가 커서 가뭄 예측과 대처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경기도는 올해 가뭄발생으로 가뭄대책비 566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국·도비 보조사업만 계산한 것이고, 시·군이 자체 추진한 가뭄대책사업의 비용은 제외했다.

경기도는 올해 가뭄대책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이런 단기대책으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뭄 대응에 한계가 있어 항구적 가뭄대책을 마련했다.

경기도를 북부권, 동부권, 남서부권 3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각 권역별로 수자원이 풍부한 임진강, 한강, 평택호, 남양호의 물을 농업용수로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한다.

그 중 남서부권의 평택호 물을 안성 금광저수지와 마둔저수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금마지구는 이번 7월 정부 추경 예산에 조사설계비가 반영되는 결실을 맺었다.

가뭄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소규모 하천 및 하수처리장의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사업도 병행해 추진한다.

모든 항구적 가뭄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항구적 가뭄대책을 가뭄대책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발전의 토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첫 발을 들여 놓고 잘 짜인 계획에 따라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면 된다.

지금은 가뭄이 해갈돼 물 걱정이 없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각 지역실정에 맞는 항구적 가뭄대책을 마련해야 우리나라 농업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안선일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기반조성팀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