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다문화 관광명소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 중구 북성로 일대 차이나타운이 그 역사성으로나 규모로나 최고의 명소다. 가장 대중적인 외식 메뉴인 자장면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한해 41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그 중 외국인 관광객만도 41만명에 달한다. 그 인천차이나타운이 정체성을 잃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갈수록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전통적인 중화 상가들이 그 색깔도 모호한 프랜차이즈 상가들로 대체되고 있어서다. 중구청이나 인천시가 바짝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인천차이나타운은 인천이 거저 얻은 관광자원이 아니다. 134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한동안은 존폐위기로까지 내몰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천 중구가 차이나타운 르네상스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오늘의 인천차이나타운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속가능한 인천차이나타운의 미래를 위해서는 바로 지금 정체성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차이나타운의 70여점포 중 벌써 10개 이상이 프랜차이즈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커피 전문점은 물론 터키 아이스크림, 오사카 오믈렛, 울진 대게빵에 핫도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이같은 '프랜차이나타운' 현상이 하나의 추세를 이룰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몰려드니 점포 임대료가 치쏟고 이를 못이기는 원주민 상인들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일종이다. 자칫하다가는 장기적으로 상권의 특색을 잃게 되고 결국 상권도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인천에서는 그간 다른 도시에서 손님이 오면 차이나타운으로 모시는 것이 가장 손쉽고 만족도도 높았다. 중화요리 뿐 아니라 중국 슈퍼마켓도 있어서 지인들로부터 중국 명주를 구입해 달라는 부탁도 듣곤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굳이 이 곳을 찾을 이유가 없어질 수도 있다. 관계 당국은 차이나타운 특화거리에 적합한 업종의 입점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차이나타운을 상점가로서만 보지말고 문화특구의 특성도 살려가야 한다. 과거에는 해마다 사자춤과 용춤, 중국식 결혼식 재현 등의 문화축제도 있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맥이 끊겼다는 것도 자성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