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호우 시간당 90㎜ 이상 … 목표치 85㎜
'침수위험지구' 올해 피해 지역 상당수 빠져
인천지역에 시간당 90㎜가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지만 인천시가 세우고 있는 중장기 계획에는 방재 성능 목표치가 85㎜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침수위험지구'에는 이번에 침수 피해를 입은 지역 상당수가 빠졌다.

13일 인천시의 '풍수해 저감 종합계획' 중간보고회 자료를 보면 방재 성능 목표는 시간당 강우량 85㎜로 돼 있다.

방재 성능 목표는 배수 시설 등이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강우량의 한계를 의미한다. 집중호우에 대비해 방재 시설의 기준치를 정하는 셈이다.

85㎜인 방재 성능은 최근 침수 피해를 부른 집중호우도 견디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7월23일 인천지역에 쏟아진 폭우는 시간당 강우량이 90.5㎜에 달했다. 지난 2010년 9월 건물 7206동이 침수됐던 집중호우의 시간당 강우량도 92㎜였다.

기후 변화로 게릴라성 폭우는 더욱 잦아지는데도 정책은 이런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5년 단위로 수립하는 풍수해 종합계획뿐 아니라 '하수도 기본계획(2015)'에서 설정한 강우량 기준도 마찬가지다. 하수도 계획에는 20년 주기로 내릴 수 있는 최대 시간당 강우량은 77.2㎜로 관측했다. 30년 빈도로 따져도 81.5㎜에 그친다.

풍수해 위험지구로 꼽힌 지역도 최근 침수 피해를 돌아보면 현실과 괴리가 있다. 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시내 28곳을 침수(내수재해) 위험지구로 선정했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침수된 30개 지역 중에선 동인천역 일원 등 6곳만 여기에 포함됐다. 나머지는 침수 피해를 겪고도 위험지구에서 제외돼 저류조 신설 등의 대책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시 관계자는 "방재시설 현황 조사와 상습 침수지역 분석 등을 통해 풍수해 위험지구를 선정했다"다며 "도심지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9월 중 주민·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