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의 새 대표이사(인천일보 9일자 1면)를 맡게 될 강인덕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의 임무는 명확하다.

'강등권'에 주저앉아 있는 팀을 위기에서 구해 올리는 것이다.

전체 38라운드 중 25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인천은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3승11무11패(승점20)로 11위에 머물고 있다. 

꼴찌 광주FC(승점19)가 인천보다 1경기를 덜 치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하위권인 셈이다.

게다가 지난 7월1일 광주전 승리 이후 최근 7경기 무승(4무 3패)이라는 극도의 성적 부진 상태다.

K리그 클래식 팀들은 33라운드까지 치러 1~6위 팀은 우승을 다투는 '상위 스플릿'으로, 7~12위 팀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경쟁하는 '하위 스플릿'으로 향한다.

현재 하위스플릿 행이 확실한 인천이 강등을 면하려면 최소 10위를 확보해야 한다. 12위는 무조건 강등이고, 11위는 챌린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창단 이후 강등 경험 없이 지금까지 1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시민구단'이라는 인천의 명성이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극약처방도 불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왔고, 강인덕 새 대표이사의 발탁은 이런 비상 상황에서 이뤄졌다.

강 상임부회장은 인천구단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8일까지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활동한 후 주총 인준을 통해 꼬리표를 떼고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그의 인천구단 입성은 전임 정병일 대표이사가 사직한지 불과 이틀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과거 대표이사 선임이 1개월 이상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 조치는 현재 인천구단이 처한 위기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제 관심은 신임 선장이 좌초 위기에 처한 인천 구단을 어떤 방식으로 구해낼 지에 모아지고 있다.

숙제를 떠안은 강인덕 대표이사 권한대행 역시 이런 요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9일부터 이기형 감독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선수단과 프런트가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점 진단에 나서고 있다.

1부 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가 촉박한 만큼 발빠른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내년도 재정을 확보하고자 내부 살림살이 규모를 파악하는 등 중·장기적 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1부 리그 잔류'와 '구단 재정 건전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강 대표이사 권한대행은 "일단 1부 리그 잔류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