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인력·장비 갖춘 인천, 희소금속 중심지로"
▲ 김택수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장 이 희소금속산업과 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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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2010년 출범 … 생태계 구축

관련 소재기업 25 →150여곳 육성

㈜동방유도로 '티타늄분말' 특허중

남동공단, 재활용산단으로 키워야

"전기자동차나 신재생에너지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산업분야에서 핵심이 되는 소재를 공급하는 희소금속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말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8일 송도테크노파크 갯벌타워에 위치한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이하 희소금속센터)에서 만난 김택수 센터장은 "인천은 전문인력과 장비, 주변 여건을 갖추고 있어 희소금속 관련 산업의 컨트롤타워로 손색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기관인 희소금속센터는 2010년 1월 인천에서 출범한 이후 소재·부품 제조업을 기반으로 희소금속 원료공급 활성화를 통한 국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희소금속(稀少金屬)은 말그래도 존재량이 적거나 존재량이 많지만 추출이 어려운 금속, 또는 매장 및 생산이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어 원활한 공급이 힘든 금속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요가 있는 것과 향후 기술혁신에 따라 새로운 공업용 수요가 예측되는 것으로 35종, 56개의 금속원소를 희소금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때 중국이 일본과의 영토분쟁시 자원무기화했던 '희토류'도 희소금속 중 하나다.
김 센터장은 먼저 희소금속을 '산업계의 비타민'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만약 스테인레스강 1㎏당 1000원이라고 하면, 희소금속인 니켈이나 크롬을 넣어서 만들면 ㎏당 3000원, 몰리브덴을 넣어서 만들면 1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알루미늄에 스타늄(Sn)을 넣으면 강도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희소금속은 소량을 첨가해도 그 특성이 크게 향상되는 고기능 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휴대폰만 해도 스피커(네오디뮴, 사마륨), 액정(인듐, 미트륨, 팔라듐), 반도체(바륨, 지르코늄), 배터리(리튬, 코발트, 망가니즈) 등 약 100개의 부품에 희소금속이 사용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희소금속센터는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조선산업, 우주산업 등 우리나라의 미래주력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희소금속을 연구·개발하고 관련 산업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산업강국이 되려면 소재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희소금속센터가 처음 출범했던 당시는 소재산업에 대한 국내 인식이 높지 않았고, 관련 기업도 25개에 불과할 정도 열악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장비를 국산화하고 이를 활용한 기업들의 시제품 생산 및 분석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의 연구개발 능력이 낮았던 이유는 고가의 외국장비를 들여오다보니, 고장 등의 우려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업그레이드도 쉽지 않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희소금속센터에 파일럿 플랜트(길잡이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들의 제품개발을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분야 기업이 이런 과정을 거쳐 제품을 개발하는 것뿐아니라 국산화된 장비를 외국으로 수출하게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며 "장비를 국산화함으로써 가격이 절반으로 줄었고, 언제든 A/S가 가능해졌으며, 새로운 제품에 맞게 장비를 재설정할 수도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원으로 당초 2018년까지 소재분야 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던 희소금속센터의 목표는 2015년 이미 관련 기업이 150여개 될 정도로 조기에 달성됐고, 최종 300여개로 확대하기로 목표치를 높였다.

희소금속센터의 지원으로 기업의 주력분야가 바뀐 곳도 있다.

서구에 위치한 ㈜동방유도로는 금속을 녹이는 용해로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이 회사는 금속을 녹여 분말을 만드는 장비를 활용해 3D프린트용 잉크를 만들고 있다. 용해로를 만들던 회사가 희소금속센터와의 협업으로 티타늄 분말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 회사는 최근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해 용해로를 이용, LNG에서 수소자동차용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 관련 특허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정부나 인천시 등의 관심 부족으로 희소금속센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센터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 전국 10개 본부 중 가장 먼저 생긴 곳이 인천이며, 박사급 연구인력 110여명이 주조·용접·표면처리·열처리·금형 등 뿌리산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그런데, 새로운 장비를 들여놓을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핵심 분야들이 부천이나 시흥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지자체들은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런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인천시나 지역사회는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핵심분야가 다 빠져나가면 인천은 말그대로 껍데기만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런 방식은 링거를 꽂아주는 것"이라며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런 지원이야말로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희소금속센터는 요즘 '도시광산'이라고 불리는 희소금속 재활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이 부족한 반면, 희소금속이 들어간 제품은 넘쳐나기 때문에 폐제품에서 이런 소재들을 추출해 재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친환경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희토류 소재를 추출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희토류의 경우는 국내 수요량의 30%까지 재활용을 통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향후 국제관계에서 이런 광물자원이 무기화 될 경우에도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며 "희소금속 재활용을 전담하는 친환경 생태산업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재활용 산단 후보지로는 남동공단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남동공단에 입주해 있는 부품기업들이 소재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최근에는 재활용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환경오염 우려도 거의 없다"며 "특히, 통일 이후 북한의 광물자원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인천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25개 정부출연연구소들이 설립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희소금속소재학과가 희소금속센터 내에 개설돼 있다"며 "전국 최고의 인력과 장비, 여건을 갖춘 인천은 10년 안에 소재산업 분야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