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뮤직페스티벌서 '천재 작곡가' 기린다

통영·서울·폴란드 등 순회 앞둬 …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협연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향연인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Musikfest Berlin)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받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단장 겸 상임지위 성시연)은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통영과 서울, 폴란드와 독일에서 잇따라 공연을 갖는다고 8일 밝혔다.

작곡가 윤이상은 '동양의 사상과 음악기법을 서양 음악어법과 결합하여 완벽하게 표현한 최초의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유럽 평론가들에 의해 '20세기의 중요 작곡가 56인',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로 선정됐으며, 1995년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이 선정한 '20세기 100년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자랑스러운 우리 작곡가이다.

그러나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기 위해 방북했다가 간첩으로 몰리는 등 그의 순수예술의지는 정치적 이념으로부터 자유롭게 평가받지 못했다.

올해는 윤이상이 탄생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의 음악적 업적을 정당하게 기리고 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립극단이 윤이상의 삶을 다룬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을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경기필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하고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그의 대표 교향곡들인 '예악'과 '무악'을 연주한다.

먼저 '예악'은 윤이상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곡으로, 1966년 도나우에싱겐에서 초연되었으며 제례적이고 장엄한 의식을 표방한다.

특히 이 곡에서 사용된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 '생황'은 작품 전체에 독특한 음색을 부여한다. 또한 우리의 전통 궁중음악처럼 '박'으로 시작된다는 것도 이 곡의 특징이다. '예악'에서 박은 곡의 형식을 나누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무악' 역시 매우 한국적인 음악이다. 윤이상은 한국 음악의 역사에서 수천 년 동안 전승되어 왔던 춘앵전(임금의 생일잔치 연에서 추던 꾀꼬리 춤)을 연상하며 이 곡을 작곡했다. 그는 꾀꼬리 춤을 추는 무용수와 이를 둘러싼 유럽구경꾼들을 음으로 표현했다.

국내에서는 8월26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윤이상의 대표곡 '예악'과 '무악'을 선보인다. 또한 윤이상의 제자였던 호소카와의 작품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탄식'을 소프라노 서예리가 협연하는 무대와 리게티의 '론타노'가 준비되어 있다.

9월9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다. 윤이상의 '예악', '무악'과 리게티의 '론타노',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한다. 특히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협연한다.
특히 9월17일 오전 11시 열리는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Musikfest Berlin)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받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가 모아진다.

이날 공연에서는 윤이상의 교향악 작품 '예악', '무악', 윤이상의 제자인 호소카와의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탄식'(협연 서예리), 리게티 '론타노' 등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 측이 윤이상의 탄생일인 9월 17일을 '윤이상 데이'로 기념하며 마련됐다.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밍게트 콰르텟 초청 연주, 윤이상 영화 상영, 관련 대담 개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또한 경기필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의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폴란드 국영 방송이 주최하는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9월15일 오후7시 30분 카토비체에 있는 폴란드 방송교향악단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