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6.png
▲ 설경구 /연합뉴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출연한 설경구는 8일 "노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극도로 체중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CGV압구정에서 열린 '살인자의 기억법' 제작보고회에서 "과거 특수분장을 해보기도 했지만 연기하기에 불편했기 때문에 살을 빼는 방법을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달 개봉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범죄 스릴러 영화다. 과거 연쇄살인범이었던 병수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뒤 사라져 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설경구는 원작 소설에 70대 노인으로 나오는 병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아침 두 시간씩 줄넘기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자제하면서 살을 뺐다고 한다.

그는 "68㎏까지 뺀 뒤에는 몸무게를 재지 않아 정확하게 얼마나 감량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감량한 몸무게를 촬영 중 유지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경찰 태주 역을 맡아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김남길은 반대로 캐릭터를 위해 14㎏을 찌웠다고 한다.

그는 "살을 찌워서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게 서늘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살을 찌웠다"며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남길이 맡은 경찰 태주는 병수가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인물로, 병수는 자신과 닮은 그의 눈빛을 보고 그를 살인범이라고 직감한다.

김남길은 "악역일 수도 있고 악역이 아닐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캐릭터"라며 "'다크나이트'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를 모델로 삼았다. 슬픔과 고독, 회한 등 여러 가지가 담긴 그의 눈빛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수의 딸 은희 역은 걸그룹 AOA 멤버이기도 한 설현이 맡았으며, 오달수가 연쇄살인범을 쫓는 파출소 소장으로 출연한다.

'강남 1970'에 이어 2년 만에 스크린 도전에 나선 설현은 "피로 얼룩진 분장을 하고 산에서 맨발로 뛰어다니고 흙에서 뒹구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 도전하는 느낌으로 촬영했다"며 "그동안 나 스스로 만들어왔던 고정된 이미지를 다 내려놓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설현에 대해 "백도화지 같은 배우"라며 "본능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고 추켜세웠다.

'세븐 데이즈', '용의자' 등을 만들었던 원 감독은 원작 소설을 40분 만에 읽고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원작은 장르적으로도 의미 있지만, 주제적으로 깊이가 있고 서스펜스와 결합한 유머, 빠른 호흡, 휘몰아치는 구성 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영화는 캐릭터와 설정에 변화를 줘 소설을 읽은 분도, 읽지 않은 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