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우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균형적 시스템 구현 과제"
지붕없는 박물관·소금창고 큐레이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갯골사회적협동조합은 '갯골'을 '보존'이라는 환경원칙과 조합의 목적인 '수익창출'이라는 서로 다른 개념을 어떻게 적절하게 균형을 맞춰 (조합)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현하는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2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산품이 아닌 천혜의 지역 자원인 '갯골'을 내걸고 출범 2주년을 맞는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의 서정우(57·법무사) 초대 이사장의 고민이다.

조합은 2015년 8월21일 지역에서 활동중인 환경운동가, 시민단체, 문화예술인 등 각 분야에 활동하고 있는 시민 60여명이 나서 창립총회를 연 후 해양수산부 인가와 법인설립 등기 등의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남짓 됐다.

현재 조합원은 100여명이고 출연금은 총 1600여만원이다.

서정우 이사장은 1998년 제4회 법무사 시험에 합격해 다음해인 1999년 6월에 시흥에 사무실을 개소하면서 갯골과 인연을 맺었다.

"제 취미가 자전거 타기인데, 동호인들과 바이클을 하면서 자전거 길이 잘 만들어진 포동 일원의 갯골생태공원을 탐방하면소 자연히 갯골에 익숙해지고 관심도 가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시흥갯골은 바다에서 4㎞ 이상 내륙 깊숙히 들어온 나선형의 형태를 보이는 국내 유일의 내만형 갯벌로 나문재·칠면초 등 다양한 염생식물과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경관적·지질학적, 생물학적 가치를 지닌 천혜의 자원이다.

서 이사장은 시흥에서 법무사직을 수행하면서 봉사활동이나 새오름포럼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서 이사장은 시민사회단체, 특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조합 창립 발기인에 동참했고 아예, 조합원들의 강권(?)으로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다.

"나는 사실 환경운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다른 방식의 봉사활동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을 책임져야 하는 이사장직을 몇 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조합의 첫 책임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은 특정 이념이나 목적을 가진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와는 분명히 다른 다양한 구성원들의 결합체"라며 "지역사회에서 우려하는 조합의 편향성을 불식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본래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5월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시흥갯골 해양환경교육을 필두로, △염전문화체험 △에코티어링 △에코뮤지엄(지붕없는 박물관) △소금창고 큐레이터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조합과 조합원은 반드시 갯골을 한 달에 한 번은 봐야하고 이를 계기로 갯골을 널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며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매월 갯골길 걷기운동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조합이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자립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우리의 역량을 우선 키우는 한편, 판매 상품이면서 보존해야 할 무형의 환경상품인 '갯골'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숙제를 풀기 위해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자세를 갖겠다"고 다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