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 연수구무용협회장 자평 "시민들 춤 제대로 즐겼다"
"연수국제무용제 덕분에 연수구는 물론 인천시민들이 춤을 '제대로' 즐기게 됐다고 자부합니다."

지난달 말 '컨템퍼러리(Contemporary)'라 불리는 현대무용에서 한국 전통무용, 고전 발레와 한·미, 한·대만 합작 현대무용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춤 축제 '연수 오감몸짓 프로젝트'가 막을 내렸다. 이제야 숨을 돌린 박혜경(51) 연수구무용협회장은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평하며 만족했다.

그동안 '연수국제무용제'라는 타이틀로 4년째 이어졌지만 올해만큼은 '오감'이라는 콘셉트로 변화를 줬다. 모두가 공감하는 인간의 기본 감각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친숙하면서도 신선함을 주고자 한 박 협회장의 과감한 시도였다. 그는 직접 무대마다 해설을 더해 관람 포인트나 방향을 잡아주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괜찮을까?' 하고 우려도 많았지만 관객들이 먼저 궁금해 하고 높은 호응을 보여 일단은 합격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저 찾아주시고 잘 봤다며 격려해주시는 시민들의 한 마디가 곧 제 엔도르핀이에요."

조명이 꺼진 뒤 양손에 손주 손을 꼭 잡은 어르신 한 분은 박 협회장에게 와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대만에서 살다왔다는 한 여성도 "이렇게 훌륭한 공연이 무료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감사를 표했다. 박 협회장은 "처음엔 '뭣들 하는 거냐'는 핀잔과 차가운 시선으로 힘들었지만, 이제는 지역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은 걸 느낀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누구보다 당차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던 여장부 꼬마는 50줄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무용'밖에 모르는 삶을 살고 있다. 1986년 '인천시민의날' 무대를 계기로 인천과 처음 연을 맺은 뒤, 인천전문대 무용과 강사, 인천현대무용단 창단 단원, 인천시무용협회장을 거치며 인천 무용계를 날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화통한 성격의 박 협회장은 연수국제무용제가 지역 곳곳에서 열려 시민들에게 더욱더 깊숙이 스며들길 바란다. "그저 시간만 때우며 보다 가는 공연이 아닌, 예술의 깊은 부분까지 건드는 축제로 키울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애정을 듬뿍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