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인류 역사에 정치라는 제도가 탄생한 이래 불문율처럼 전해 내려오는 말이다. 우리는 지난 수 천년 간의 역사에서 '인사'로 인해 나라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던 교훈을 숱하게 접할 수 있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백성들의 삶이 극도로 곤궁했던 시기에는 어김없이 친인척이나 권신, 간신들이 판을 치는 인사의 난맥상이 그 중심에 있었고, 어진 인재들이 대거 등용돼 펼친 소신의 정치는 나라의 태평으로 이어졌다.

통치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인재 발탁'의 안목이 가장 중요시되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황희'와 '장영실'로 대표되는 세종의 인사정책과 애민사상은 세계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자부심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민선6기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내년 6월1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임기가 채 1년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년여 동안 진행해온 정책의 일단의 끝맺음을 앞두고 있는 현재 인천시의 주요 자리 몇 개가 공석인 상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인천관광공사 사장, 인천발전연구원장,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이사 등이다. 여기에 행정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의 교체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는 보도다. 후임 인선을 놓고 온갖 말들과 추측이 무성한 상태다. 보직의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시장 입장에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터이다. 특히 그간의 인사정책에 가해진, 긍정적이지 못한 평가를 감안해보면 더욱 그럴 것이라 여겨진다.

인재발탁에는 놓여진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여러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취임 초기라면 강한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 적격일 것이고,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관리형 참모가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다. 그렇다면 이번 인사가 어때야 하는 지는 불문가지다. 민선6기 들어 진행되어온 여러 정책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골고루 등용돼야 할 것이다. 귀를 넓게 열고, 눈을 크게 뜨고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자세로 인재를 구해 적소에 배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작'만큼 '마무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