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임대료에 청년창업 잇따라 … '평리단길' 새로운 상권 기대
▲ 카페앤펍 엔오와이비(NOYB)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평리단길'로 불리는 커튼골목이다.
이태원엔 경리단길, 망원엔 망리단길이 있다면 부평엔 '평리단길'이 있다.

'~리단길'은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시작된 유행어다.

국군재정관리단이 위치해 이름을 따 온 경리단길은 예쁜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경리단길이 유명해지며 2030 청년들이 즐겨 찾는 동네엔 '~리단길'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27일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평리단길' 게시물은 400여개에 이른다.

평리단길은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부평시장 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작은 골목들이다.

부평시장 커튼골목에 젊은 상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음식점, 옷가게 등이 자리 잡으며 이 같은 이름으로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주인이 정하는 메뉴로 1일 1메뉴만 판매하는 일본 가정식 음식점 '비스트로 땅콩', 2030 여성 취향저격 옷 파는 카페 '보풀', 핑크빛 카페였다가 힙스터(hipster, 비주류를 추구하며 유행을 만드는 사람들)들을 위한 펍(주점)으로 밤낮이 다른 카페앤펍 '엔오와이비(NOYB)', 스케이트보드와 스트릿패션을 취급하는 '라이엇' 등 평리단길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수백명, 수천명이 넘는 가게들이 듬성듬성 숨어 있다.

이곳에 위치한 66.66㎡(약 20평) 규모 건물의 월 임대료는 60~8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임대료가 저렴하다 보니 창업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들어와 직접 가게를 꾸미고 SNS에서 홍보를 하며 유명해지고 있다.

라이엇의 한태영(31) 대표는 "돈이 많이 없어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가 3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며 "초반엔 시장을 찾는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 저희 가게로서는 죽은 상권이나 다름없었는데 최근 주변에 예쁜 카페와 음식점들이 생기며 젊은 유동인구가 늘고 있어 지나가다 바깥에 진열된 스케이트보드를 보고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상권이 생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커튼 도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러브홈패션의 한 직원은 "문화의 거리까지만 상권이 발달을 하다가 최근에 이곳까지 유동인구가 이어져 상권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