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남발 … 티격태격 '케미'
무거운 소재 유쾌하게 이끌어
"저희 청춘사업 좀 하고 오겠습니다!"

뛰고 또 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계속 달린다. 패기빼면 시체인 20대 두 남자가 열정과 집념 그리고 진심을 무기로 제대로 사고치는 청춘수사액션 영화 '청년경찰'.

'기준'(배우 박서준)과 '희열'(배우 강하늘)은 남들과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이유로 경찰대학에 입학한다. "제가 구레나룻이 잘 안자라서 조금만 길게 남겨주시면 안될까요?", "잠시만요, 이 바리캉 소독은 하셨나요?" 질문부터 별난 두 사람은 외모부터 성향 모두 전혀 딴판이다.

고된 훈련과 결정적인 사건으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둘은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보내려 외출했다가 우연히 납치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다. 단순한 납치라고 생각했던 사건은 퍼즐조각을 맞춰 갈수록 어두운 사회 이면을 드러낸다. 경찰에 큰 뜻이 없었던 두 사람은 조금씩 경찰대생의 신분을 실감함과 동시에 한계를 깨닫고 작전상 일보후퇴 한다. '이대로 가만있을 수는 없다!' 피 끓는 청춘에 기준과 희열은 체력을 기르는 등 만발의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청춘사업'을 벌이러 출동한다.

직접 범인을 쫓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헤치는 기준과 희열은 죽기 직전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환상의 '브로맨스(brother+romance)'와 허당기를 뽐내며 현실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청년경찰'속 웃음 포인트는 단언컨대 박서준과 강하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속어와 은어가 섞인 대사와 어설픈 행동 그리고 둘의 자연스러운 '케미'다. '유쾌·상쾌·통쾌', 두 배우는 어쩌면 과장돼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너지를 폭발시켰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막무가내 기준역의 박서준은 먹을 것에 한없이 약하지만 약자에게 강하고 정의에 충실한 혈기왕성한 20대를 표현했다. 최근 드라마 '쌈 마이웨이', '그녀는 예뻤다', '화랑' 등을 통해 대세 배우로 자리 잡은 박서준은 파이팅 넘치는 청춘으로 완벽 변신했다.

'동주', '좋아해줘', '재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기를 펼치며 충무로를 이끌어 갈 배우로 우뚝 선 강하늘은 희열을 연기하며 유쾌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희열은 배운 대로 행동하는 이론 백단 경찰대생이지만 허당기 충만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을 선물한다.

영화 '안내견'으로 제69회 칸영화제 단편 비경쟁부문에 초청되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김주환 감독은 오랜만에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한 청춘카드를 들고 관객에게 돌아왔다. 그는 "어두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지만 최대한 밝고 신선한 호흡으로 새로운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감독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영화도 굉장히 젊다고 생각한다. 그 매력이 어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9일 개봉, 109분, 15세 관람가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대본 빈칸 함께 채웠다" 시사회장도 브로맨스 솔솔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청년경찰' 언론시사회에 감독 김주환과 배우 박서준, 강하늘이 참석했다. 세 사람은 이날 현실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영화 속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5년 동안 각본을 준비한 김주환 감독은 '청년'을 콕 집은 이유에 대해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보니 그걸 내포할 수 있는 두 젊은이를 찾았다"며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누구인가', '열정이 뭔가'라 질문했을 때, 이런 두 청년이 있으면 세상이 든든하지 않을까 하면서 그렸다"고 말했다.

극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던 기준과 희열의 '케미'로 '버디무비'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데 대해 박서준은 "첫 미팅 뒤 감독님과 하늘씨와 총 쏘는 게임을 하러 가 한 팀을 이루며 친해졌다"고 운을 떼며 "촬영 중반부터는 상황만 주고 우리를 풀어둬 치밀한 계획 하에 만든 호흡이라기보다는 서로 믿기에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하늘 역시 "대본에 빈칸이 많았는데 서준 형과 애드리브로 채운 게 많았다"며 "친구들과 있을 때 쓰는 은어나 상황을 같이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경찰 행정 절차에 대해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이 영화로 경찰을 비판하려는 마음은 없다. 다만 경찰의 군상이라고 할까, 경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단적인 예로 테이저건을 사용함에 있어 좋게도, 나쁘게도 쓰일 수 있다. 다각적인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액션신의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서준은 "'다치지 말자'보다는 '적게 다치자'는 주의"라면서도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신은 웬만하면 겨울에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농담을 던졌다. 김 감독은 "편집본을 볼수록 둘에게 미안했다. 촬영 중 두 배우가 넘어지면서 서준씨가 팔을 다친 적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현장에선 두 배우가 가장 큰 어른들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극 시작부터 끝까지 현실 웃음이 터지는 유쾌한 영화지만 다루는 소재는 무겁다. 세월호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7시간'이라는 크리티컬 아워(Critical hour)와 고등학생이라는 소재에 대해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지만 동시대 한국서 일어난 일을 떠올리며, 이 세상에 많은 누군가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런 것들을 담았다"며 소신을 밝혔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