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년 맞은 도미술관 '크래프트 클라이맥스'展
목·섬유·도자·금속·유리분야 32명 총 400여점 눈길
▲ 이헌정作 '항아리'
▲ 이지숙作 '정물도 - 참외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경기는 본디 장인의 땅이다" (최공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경기지역 장인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대규모 공예비엔날레 전시회가 안산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개관 11주년을 맞아 오는 9월17일까지 '크래프트 클라이맥스, 2017 경기현대공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경기도에 연고를 두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목·섬유·금속·도자·유리 공예 등 5개 분야 참여작가 32명의 전시 작품 240점, 기타자료 160점 등 총 400여점을 모았다.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들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목공예 분야에서는 나무의 물결무늬를 조명이나 보는 위치에 따라 변화를 느끼게 한 조용원의 '파문2'와 오동나무를 태워 무늬를 내는 자신만의 추상탄화 기법으로 제작한 박홍구의 '나머지' 작품이 눈에 띤다. 

섬유공예 분야에서는 섬유와 미술을 결합한 차승언의 'HE三三三三三', 어릴 적 동화나 애니메이션을 이미지를 자수로 형상화한 송지혜의 '샌프란시스코에 마을을 두고 오다' 등이 있다. 

도자공예에서는 도자기에 총을 발사해 구멍을 뚫은 이헌정의 '항아리'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해 미국에서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또 조선의 분청사기 중 철화분청을 새롭게 해석한 이수종의 '철화백자항아리'와 조선의 민화 책거리를 부조의 형태로 재창조한 이지숙의 '정물도-참외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의 작품도 눈여겨 볼만 하다. 

금속공예는 금·은·보석을 사용해 시계·장신구를 제작해온 윤석철의 '투각당초문 시계2' 작품이 인기다. 그의 작품 중에는 모나미측에서 특별 주문한 '모나미 볼펜 한정판' 2점도 전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세공기술 중 하나인 돋을새김 기법을 활용한 신혜정의 '늦은 가을 잎'과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플라스틱·나무 등의 재료를 조합해 장신구로 재탄생시킨 장정은의 '현미경을 통한 세상3' 등의 작품도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고래의 포획이나 상어 삭스핀 문제 등 지구촌 이슈를 작품으로 형상화한 이정화의 작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캐럿의 흔적' 작품은 다이아몬드 1캐럿을 만들기 위해 수천 톤의 땅을 파내야 하는 광산의 그늘진 이면을 표현했다. 

유리공예는 유리 덩어리에 과거의 아련한 옛 추억의 그림을 집어넣은 조현성의 '창밖을 보다'와 유리 블로잉을 이용해 유리의 신비로움을 더한 편종필의 '물방울 향수병'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도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산업과 예술의 갈림길, 또 미술과 디자인의 사이에서 스스로의 위상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인 공예예술을 좀더 실용성 있게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됐다"면서 "공예의 형식이나 재료가 가진 특질을 사용하여 다양한 조형성을 보여주는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작가의식 또한 도도한 흐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공예의 손맛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