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 김포 '커피볶는 집 리베' 대표, 공장 운영·제품 출시 등 활동
"유럽인들이 카페인 섭취를 목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면 우리는 대화의 매개체로 또는 나름의 여유를 찾기 위한 순치용으로 커피를 마십니다."

김포시 사우동에서 6년째 작은 커피 전문점 '커피볶는 집 리베'를 운영하는 바리스타 김영범(58)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그러기에 "한국인 입맛에 맞는 커피는 따로 있다"고 한다.

김포에 조그마한 커피공장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2014년 국내 개인카페 최초로 리저브아메리카노, 2015년 게이샤아메리카노를 각각 출시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커피축제'에 초청된데 이어 '커피 & 티 페어'에도 참가했다.

김 대표는 서울 코엑스에서 오는 11월 9일부터 시작되는 서울카페쇼에서 파나마 보케테(바투화산) 지역의 해발 1670m 이상 최적 조건에서만 소량으로 재배돼 경매가로 1k에 50만원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커피 '게이샤' 아메리카노 시음회도 준비 중이다.

그런 그가 말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커피는 어떤 것일까?

김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하면 쓴 맛을 떠올리지만 커피에는 쓴맛, 신맛, 단맛이 다 있다"며 "제대로 만든 커피는 처음에는 쓰지만 먹고 나면 단맛이 살살 올라오는 걸 느낄 수 있고 식어서도 맛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맛과 향이 좋은 커피는 어떤 생두를 사용하느냐에 달려있지만 무엇보다 로스팅 기술이 커피의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김 대표의 이런 확신은 핸드드립 방식으로 생두를 약한 불로 20분 정도를 볶는 저온 로스팅방법을 고집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볶은 원두를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갈아서 사용한다. 떫은맛을 잡기 위해서란다.

잘 갈린 원두에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릴 때도 마치 다도에서처럼 거품이 잘 일도록 서두르지 않고 정성을 담는다.

조심스럽게 여과지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건강과 맛도 좋은 커피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김 대표가 만든 저온 로스팅 커피는 부드럽고 깔끔해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늘 추출한 커피를 2~3일 후에 먹어도 맛이 유지되고 입안에 달콤함이 남아있어 또 마시고 싶어진다.
마실수록 매력에 빠져 들게 하는 그의 커피에는 일상을 초월한 고요함을 다환에 담아 낸 향 좋은 차 처럼, 정성과 기다림의 철학까지 담고 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