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섬의 옆구리를 자꾸 때려친 흔적이/ 절벽으로 남았는데/ 그것을 절경이라 말한다/ 거기에 풍란이 꽃을 피우고/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기른다/ 사람마다의 옆구리께엔 절벽이 있다/ 파도가 할퀴고 간 상처의 흔적이 가파를수록/ 풍란 매운 향기가 난다/ 너와 내가 섬이다' - 복효근시인의 <섬> 일부

지난 금요일 1박2일로 대이작도에 갔다. 필자는 이미 대이작도에 여러 번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인천의 여러 섬들을 다녀보았다. 섬은 어느 섬을 가든 그 섬만이 갖는 매력이 있다. 더운 여름 피서로도 제격이고, 덥지 않을 때 섬에 들어가 고즈넉하게 있는 운치도 좋다.대이작도를 여러 번 갔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펜션 주인이 우리 일행을 계남분교로 데리고 가 계남분교가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주요 촬영지임을 소개했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섬마을 선생>의 아역이었던 주민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섬마을 선생님>과의 사연을 지닌 관광객의 눈물겨운 사연들도 실감나게 들려주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떤 관광객들은 눈물을 훔친다고도 했다.

또 생태박물관에 들렀는데 2층에서는 <섬마을 선생님>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대이작도를 갈 때는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가 여기다, 가 전부였다면 이번에는 뭔가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필자는 이미 몇 년 전에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에서 홍대나 인사동 등 서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천공항과 연안여객터미널과 연계해 섬을 관광화 해볼 것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필요한 게 스토리텔링이었다. 섬이 가진 특색을 더 살리고 그 섬만이 가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섬이 달라 보이는 건 당연하다. 내가 너를 알고 네가 나를 알게 되면 거리가 좁혀지는 것이다.

인천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섬DAY'를 운영하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제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있다. 섬의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섬이 지닌 스토리를 개발해내고, 주민들이 적극 나서서 섬 이야기꾼이 되고, 그렇게 된다면 한번 들렀다 떠나는 섬이 아니라, 나를 너와 나를 섬으로 하나 되게 하지 않을까. 물론 섬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긴 하지만 말이다.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