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 김기욱 시집 '가마우지의 한나절' 펴내
"사람들 욕심부리지 말고 순수하게 살아가길"
무봉(無縫) 김기욱(69)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가마우지의 한나절'을 펴냈다. 이 시집에는 평소 산행과 여행을 즐기는 시인이 자연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들을 담백하게 표현해낸 시들로 가득하다.

그는 "매주 목요일마다 산을 다니는데 자연에서 들려주는 것들이 참 많은 것을 느낀다"며 "자연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상 생활에서도 얻어지는 영감들을 바탕으로 시를 쓰곤 한다"고 말했다.

교직에 몸 담았던 김기욱 시인은 2012년 창조문학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다. 등단 후 '여운이 기인 메아리가 귀를 노크하다', 여행 수필집 '여행이 속삭여주는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산행 수필집 '산에 흘려 산에 오르니' 등 다양한 작품을 출간했다.

'가마우지의 한나절'은 동해안의 한 둘레길을 걸으면서 우연히 본 가마우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드넓은 바다, 그 바다에 놓인 바위에 홀로 앉아있는 가마우지는 마치 고향과 그 고향에서 함께 뛰놀던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사람과도 같다고 한다.

그는 "가마우지가 서있던 바위에는 풀도, 나무도 아무것도 없어 외롭게 보였다"며 "외로울 때가 있는 사람과 그 가마우지가 다를 게 없어 보인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자연과 가까이 살아가는 그의 시에는 자연의 섭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자연처럼 순수하게 살자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봄에는 꽃이 피고 겨울에는 잎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데, 때론 사람은 이를 거스르려고 하기도 한다"며 "사람 역시 자연에서 온 만큼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연처럼 순수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자연의 순리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남다른 사랑도 전하고 있다. '세상 부러울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작품에는 정월 초하루 날 부인과 아들, 딸, 며느리, 손자 등 가족과 모여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지 느낄 수 있다.

김기욱 시인이 가장 기쁠 때는 역시 독자와 소통할 때다. 그는 "지인들이 시를 읽고 난 후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할 때 특별한 느낌이 든다"며 "글을 읽은 사람들 가운데 저와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