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 환경영향평가' 잠정 연기 … 서울측, 신곡수중보 문제 매듭 뒤 추진 입장
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이 한강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천시와 서울시가 공동 조사하려던 계획이 멈춰 섰다.
한강민관협의체는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개방·철거를 결정할 때까지 조사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한강 유람선 항로 개통 관련 민관협의체 6차 회의가 잠정 연기됐다고 23일 밝혔다.

민관협의체는 당초 이달 중순 회의를 열어 아라뱃길 유람선의 환경영향평가 여부를 판단하려고 했다. 하지만 과업지시서 내용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회의 개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 측에서 일정을 잡아 답변 주기로 했지만 6월부터 회의가 계속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곡수중보 개방·철거에 대한 서울시 판단이 나올 때까지 회의 개최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는 김포대교 인근 신곡수중보 개방·철거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4대강 보 일부가 개방되면서 한강 수질 오염의 원인으로 꼽히는 신곡수중보 개방·철거 문제도 동시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곡수중보 개방·철거는 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라뱃길에서 여의도 선착장까지 33㎞ 구간에 1000t급 유람선이 다니려면 일정 수심이 확보돼야 한다. 신곡수중보를 열면 한강 수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 측 민관협의체 위원들은 신곡수중보 문제가 매듭된 뒤에 환경영향평가를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째 한강 구간을 제외한 채 운항되는 아라뱃길 유람선 항로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열릴 전망이다. 인천시와 서울시가 1억원씩 부담하는 환경영향평가 용역은 6개월 정도 걸리는데 민관협의체 회의가 늦어지면서 하반기 착수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인천시는 내년 초 용역을 진행하고 유람선 운항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과업지시서를 둘러싼 협의가 막바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내용만 확정되면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