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주산성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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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비봉산에 죽주산성이 있다. 신라 때 내성을 쌓고 고려 때 외성을 쌓았는데, 한음 이덕형이 '단 한 명의 군사로도 적을 막을 수 있는 곳'이라 왕에게 보고할 만큼 군사·지리적 요충지다.

기록상 죽주산성의 첫 주인공은 '호랑이 젖을 먹은' 견훤이다.

견훤은 이곳을 본거지로 후백제의 기초를 만들었고, '관심법의 애꾸눈' 궁예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고려 1235년, 몽골군의 3차 침입을 맞은 죽주산성. 그러나 다행히도 죽주산성에는 귀주성 전투에서 몽골군에 승리한 경험이 있는 송문주 장군이 있었다.

송문주는 적의 전술을 잘 알고 있었다.

몽골군의 공성술은 먼저 대포로 성곽을 공격하고 2차로 사람을 짜내어 만든 기름에 불을 지펴 성곽 안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었다.

사람 기름은 점령지의 노인과 어린아이까지 모두 죽인 후 그 시체에서 짜냈다.
사람 기름은 물을 부어도 불이 꺼지지 않고 더 타오른다.

이에 송문주 장군은 성 곳곳에 진흙을 모아뒀다. 몽골군이 화공을 펼칠 경우 즉시 진흙으로 덮기 위해서였다.

또 송문주는 화포에는 화포로, 활에는 활로 맞서다가 몽골군이 지친 틈을 이용해 성문을 열고 나가 몽골군을 크게 무찌르기도 했다.

하지만 육지에 남겨진 백성들이 살아남기 위해 세계 최강 몽골군과 싸우고 있을 때 해전에 약한 몽골군을 피해 강화도로 옮긴 무신정권은 한 여름에 석빙고 얼음으로 연회를 베풀고 있었다.
현재 죽주산성을 역사테마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탐방로, 성벽 경관 조명, 숲속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과 함께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해 경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역사교육, 문화탐방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효 경기도 문화유산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