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도·성장성 뚜렷 … 흥미·열정 높인다
▲ 안산 성안고등학교 학생들이 학생이 주체가 되는 '영어 거꾸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성안고등학교
안산 성안고등학교는 기존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수업을 이끈다.

영어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모둠별로 모여 앉는다. 이어 영어버디를 맡은 친구가 모둠을 돌면서 자신이 미리 익힌 학습 내용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과 단원별로 뽑는 버디는 영어에 흥미가 높은 학생들로 한 반에 5~6명 정도로, 전체 학생의 3분의 1정도가 참여할 수 있다.

버디 학생들은 수업 전 소셜미디어 등 밴드에 올라온 동영상을 통해 미리 배울 내용을 학습한다.

어휘, 단어학습, 문법 등의 내용을 담은 2~3분정도의 동영상은 교사들이 직접 찍어 올려놓는다. 버디들은 자신이 맡은 문장에 대해 숙지한 뒤, 수업 시간에 이를 학생들과 공유한다.

교사들은 모둠별로 3~5분정도씩 진행하는 버디활동에 대해 학습 내용이 잘 전달됐는지 수정 작업 등의 학습 보조역할을 한다. 수업시간의 주체가 교사에서 학생으로 옮겨지면서, 단순하지만 활기가 넘치는 영어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성안고 1학년 박가은 학생은 "수업의 경우 한 번밖에 듣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수업의 질이 같은 동영상은 학습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며 "한 반에 버디학생 5명이 나눠져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다른 아이들도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수업 참여도가 높아졌고, 더 이상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김경빈 학생은 "버디를 하면서 영어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더 높아졌고,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협동심이 생겼다"며 "대충 넘어가려는 성격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책임감 있게 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어학습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버디학생들은 직접 자신의 성장과정과 모둠 학생들의 성장일지를 기록한다. 이 같은 버디 활동은 교사들이 학생기록부에 반영한다.

거꾸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정서 교사는 "학생 위주로 수업이 이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수업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아이들이 성적과 관련 없이 영어에 흥미를 보이고 정서적으로 자신감을 갖는 점 등이 학생 주체 수업의 장점으로, 다양한 수업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고,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수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미경 영어교사는 "영어는 맞춤형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버디학생의 경우 성장성이 뚜렷하며, 거꾸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정 안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