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잔고등학교의 수학시간은 '나 홀로 수업'이 아닌 '협동하는 수업'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칠판만 바라보는 주입식 교육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수학을 찾아보고 접할 수 있는 활동 수업을 위해 수학 활동지를 활용하고 있다.

활동지는 학년별로 교사들이 연구하고, 협력해 만든다.

미적분Ⅰ·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까지 학습공동체 활동을 위한 교사 연구를 통해 다양한 활동지를 만들었다.

우선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든 교사들은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위한 수학이 아닌, 실생활과 다른 학문 속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수학을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모둠별 협동학습을 계획하고, 모둠 안에서 멘토·멘티를 지정하는 것으로 활동 수업을 시작했다.

협동학습은 수학교과과정에 따라 하나의 단원을 마칠 때마다 진행된다.

단원평가별 활동지를 활용하며, 모둠은 단원마다 새롭게 구성한다. 이때 모둠 안에 구성돼 있는 멘토·멘티가 수학학습 활동을 함께 한다.
멘토가 멘티의 학습을 도와주면 멘티를 이를 통해 수학 일지를 쓰고, 멘토는 봉사활동 점수를 받는 구조다.

짝꿍 간 학습을 도와주다보니 수업 집중도는 자연스레 높아진다. 교사는 이를 학생기록부에 적극 활용한다.

협동학습에 참여한 한 학생은 "고3이 돼 협동학습과 멘토·멘티 활동으로 수업이 이뤄진다고 해 걱정이 많았다.

고3에게 협동학습이 가능할까라는 의심도 했다"며 "하지만 학급 친구들이 수학시간 동안 한 명도 잠을 자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에 놀랐고, 멘토·멘티 활동과 마인드맵 그리기, 협동학습 활동지 등을 통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얻으면서 수학성적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협동학습은 교사의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끼쳤다. 협동학습에 대한 이론부터 모둠별 수업 구성, 현장 수업 결과 등을 교사들이 서로 공유해가면서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난 변화된 수업 모습을 꾀하게 됐다.

한 지도교사는 "강의식 수업에 대한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교사들이 함께 하는 수업준비가 즐거웠고, 협동학습 수업을 통해 교사가 즐거워야 학생도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란 수학과목 교사는 "일반고에서 입시를 무시할 순 없지만, 수학을 다 잘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 시간 동안 소외되거나,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끼리 하는 협동수업은 수학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학습욕구를 자극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수학에 대한 거부감대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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