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부활했다는 결과보다 모두가 함께 뜻을 모았다는 과정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야, 시민단체, 시 정부가 뜻을 모아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는 가치, 그게 바로 앞으로 가져가야 할 교훈입니다."

유필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장은 2015년 9월부터 지금까지 2년 남짓 '해경 인천 존치 시민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해경이 부활하며 가장 크게 기뻐해야 할 유 회장은 '나는 한 게 없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 회장에게 해경 부활은 '인천시민 모두'가 함께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지역 국회의원으로, 이제 인천 사랑을 말하는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는 그는 이번 운동의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은 '홀대론'이 강한 도시다. 항상 정부로부터, 타 지역으로부터 빼앗기는 경험이 일상화된 곳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으로 모두가 힘을 합치면 비합리적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해경을 세종시로 보낸 건 논리적으로 봐도 비합리적인 결정이었어요. 바다에 있는 해경을 산으로 끌고가니 시민들이 분노하고 공감하셨죠. 모두가 함께 했어요. 지금까지의 인천에서 거의 없던 사례지요."

유 회장은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이종엽 인천변호사회 회장 등 해경 부활에 힘쓴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안 의원이 해경 세종시 이전 예산을 삭감했고, 박 의원이 법안을 상정해 막으려 했죠. 김 처장은 모두를 엮어 일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율했고, 이 회장이 헌법소원을 냈어요. 모두가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모든게 끝난 건 아니다. 해경이 부활했으니, 인천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 남았다. 지금으로선 원래 자리였던 옛 송도 해경청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지만, 만에 하나 다른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해경이 인천에 온 것은 아니지요.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앞으로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혜와 슬기를 모아 간다면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인천사람이라는 자부심을 현안 해결의 원동력으로 삼도록 노력해야지요."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