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7명 근무해도 설치 기업 전무 … "일·가정 양립 위해 필요" 목소리
인천 항만업계가 직장어린이집을 찾아볼 수 없는 '보육시설 불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 아암물류단지와 북항 배후단지엔 38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신항·북항·남항엔 7개 하역사가 있다.

이들 45개 회사엔 총 152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정작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공기업인 IPA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여직원 44명 등 200명이 넘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IPA 자회사인 인천항보안공사(IPS) 직원을 더하면 두 회사 직원 수는 400명을 훌쩍 넘는다.

최근 IPA가 위치한 인천 중구 정석빌딩 신관 바로 옆 본관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한 인천지방해양수산청도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인천해수청 근무자는 150여명이다.

항만업계에 종사하는 30대 여성은 "회사 내 어린이집이 없다 보니 3살짜리 아이를 친정 엄마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들 기업·관공서가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서다.

영유아 보육법은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 수가 500명 이상인 사업장에 한해 직장어린이집을 단독 또는 공동으로 설치·운영하거나 다른 지역 어린이집에 근로자 자녀 보육을 맡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인천 항만업계에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공동 직장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설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중구의회 한성수 의원은 "공동 직장어린이집이 개설된다면 여성 뿐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아 사회적 비용을 아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eh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