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갈 길 바쁜 여행 중 한여름의 한줄기 소나기처럼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던 거리예술가들의 신선한 퍼포먼스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낭만적이고 상큼하면서도 우리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거리예술. 그 거리예술이 경기도에서 제도로 보장·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11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거리예술을 활성화하고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김달수 경기도의원 대표발의)했다.
물론 서양의 거리예술(버스킹)처럼 작은 모자에 관객의 자발적인 대가(?)를 받는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가까운 곳에서 함께 즐기며 공유하는 예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거리로 나온 예술'은 2013년부터 악기연주, 밴드, 비보잉, 마임, 마술 등 다양한 분야별 아마추어 예술가의 거리예술을 지원해 온 경기도의 중점사업이다.

경기도내 15개 시·군과 처음 시작한 이 사업은 4년이 지난 현재 28개 시·군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누구든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기반이 확충된 도시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우리 생활 주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거리 곳곳에도 그런 기회가 열려 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자. 기타연주가 들리는 출퇴근길 지하철, 이른 저녁 공원의 한 모퉁이에서의 첼로 연주 등…

어느새 예술은 생활이 돼 우리 옆에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거의 대부분의 대중적 관심과 지원은 소위 엘리트 무대예술이 독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심 속 유명한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공연에는 수십만원을 흔쾌히 지불하면서도 내 집 앞거리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자생력 있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공공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경기도는 경기천년행사와 연계해 11월 거리예술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각 시·군 대표로 선발된 거리예술가의 다양한 공연이 생활 속 열린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매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