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사 영화 아냐" 강조
이날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에 대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이렇게 영화 규모가 커지고 많은 관심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좋은 일, 나쁜 일을 겪으면서 두렵기도 하고 제가 어떤 반응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역사의 드라마틱한 한 순간을 가지고 여름시장 장사 속에 내놓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극중 강한 부성애를 보여준 황정민과 그의 외동 딸 역을 맡은 김수안의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이에 황정민은 "수안이가 워낙 똑똑한 친구고 저도 아이가 있어서 어떤 느낌으로 아이랑 놀면 되는지 아는 상황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더 시너지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릇이 사발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이 친구들을 만나고 이들의 사발이 모여 내가 항아리가 됐다"며 "6개월 동안 춘천에서 지지고 볶던 분위기가 여기(영화)서도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김수안 역시 "전작인 영화 '부산행'에서 공유아빠는 너무 잘생겨서 그저 배우 보는 느낌이었다면, 정민아빠는 어쩔 땐 혼내고 어쩔 땐 챙겨줘서 오히려 더 진짜 아빠 같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광복군 '박무영'으로 열연한 송중기는 연인 송혜교가 지난해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자동차의 광고 모델 제안을 거절한 일에 대해 "기사를 통해 알았고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 만약 나한테 광고가 들어왔다해도 혜교 씨와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됐고 그 사람의 과거 행동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며 애정섞인 말을 전했다.

시사회를 마치면서 류 감독은 "내가 느낀 하시마섬의 첫 이미지는 '감옥'이었다"며 "난 다큐멘터리 작가가 아니니 그 섬 안에 조선인들을 내가 만든 세계에서 탈출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함도의 역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역사이기에, 관객분들 중에서 제 영화를 보기 싫다고 군함도의 역사까지 알기 싫다는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