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된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적 보복조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 개월이 넘게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 각 부문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관련 종사자들의 한숨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양국 국민들 사이 감정의 골도 점차 깊어지는 모양새다. 작금의 상황은 한편으로는 견뎌내기 버거운, 혹독한 경험이지만 또 달리 보면 우리에게 값진 교훈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분야든 한 쪽에만 너무 치우침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측면에서다. 사드 보복조치사태 이후 우리는 다변화의 길을 모색했고, 경제나 관광 등 일부 분야에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이 인천항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인천항 수출·입 물동량에서 중국에 이어 두번째 점유율을 보였다. 아직 양(量)면에서 중국에 한참 뒤처지지만 증가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수출물동량 중가율은 전년 대비 34.2%로 중국의 9.5%를 훨씬 앞질렀다. 2013~2015년 3년 간의 통계도 4만2017TEU→5만4714TEU→7만8767TEU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입물동량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해 인천항 전체 수입물동량 중 베트남의 비중은 10%에 육박했다. 양국간에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투자나 베트남 현지에서의 한류열풍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각별하다. 현대사에서의 악연도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인연이 오래다. 인천과도 가깝다. 수도 하노이시의 동남쪽에 자리한 항구도시 하이퐁과 인천은 지난 1997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래 꾸준한 교류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1986년 자국식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 시행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경제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동남아의 대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베트남과의 이 같은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 대상도 다른 여러 나라로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드 사태'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경종을 우리에게 울려준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