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훈의 보건환경상식
초가지붕이 근사한 슬레이트 지붕으로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매료돼 밤늦도록 주민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축배를 들었다.
당시의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졌던 일화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로 인식되면서 국내는 2009년 이후 모든 석면사용을 금지함과 동시에 석면조사 및 해체·제거 기관도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했다.
관리가 허술했던 과거 석면관리는 얼마나 무지에서 오는 실수였나 생각하면 끔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석면(asbestos)은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질'이란 뜻을 가졌다.
섬유상으로 마그네슘이 많은 함수규산염(含水硅酸鹽) 광물이다.
크기는 직경 0.02∼0.03㎛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5000분의 1 정도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흡음, 단열, 내부식성(耐腐蝕性), 내약품성(耐藥品性)의 기능이 뛰어나 1960~1970년대 건축자재와 방화재, 전기절연제 등으로 많이 사용했다.
석면은 크기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몸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
일반 먼지와는 달리 몸속에서 분해가 어렵고, 쉽게 부식되지 않는 마법의 물질이다.
하지만 그만큼 호흡을 통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혔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러한 석면의 위해성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석면을 더 이상 쓰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다.
그리고 석면 함유 건축물 해체·제거 현장에서는 공기중 석면농도를 최소화하고, 석면을 밖으로 비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민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책임지는 막중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경기도보건환경환경연구원은 현재 석면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가를 배치해 언제라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는 만큼 행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침묵의 살인자' 석면에 의한 피해를 제로(zero)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건강한 육신을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연훈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대기환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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