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女경영인 비중 전국평균 밑돌아 '성장 가능한 정책' 필요
#올해로 41년 된 스테인리스 제품 유통·제조기업 이큐조인텍(옛 삼영금속)은 국내 시장보다 수출시장을 먼저 진출한 수출유망중소기업이다. 수출이 쉬워서는 아니다. 30살 창업을 시작한 젊은 여성CEO(최고경영자) 한혜숙 대표는 남성 근로자와 대표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건설업계나 철강업계 고객들과의 술자리 영업에 한계를 느꼈다. 그는 제품을 보따리를 싸들고 1년에 28개국을 돌아다니며 수출시장을 혼자 힘으로 개척해냈다. 정부지원이라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공구제품 개발지원을 받은 것뿐이다.

인천지역 제조업계에서 여성 경영인이 이끄는 회사의 성장세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적극 경영에 도전하는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지역 맞춤형 여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 여성이 경영하는 제조업 사업장은 2005년 3089곳에서 4316곳으로 최근 10년 새 1227개 증가했다.

그러나 2015년 인천 전체 인구 276만6575명 중 인천 여성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41.7%인 상황에서 제조업계 전체 경영인(2만4200명) 가운데 여성 경영인 비중은 17.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제조업 분야에서 여성 경영인 비중은 20%를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5년 전국 제조업계 전체 경영인 가운데 여성 경영인 비중은 20.3%였고, 서울은 같은 기간 22.0%를 기록했다.

인천에서 여성 경영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선 기존 지원 정책에 의지하기보단 지역 맞춤형 여성정책을 발굴해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선 여성 기업만을 대상으로 '여성기업인 사전승인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미국 정부가 계약의 5%를 여성 기업과 체결하도록 하는 정책이 사례로 꼽힌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회 관계자는 "여성기업들은 대표자가 영업활동을 이끌기에 한국의 남성중심 경제구조와 특유의 술자리 문화가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는 여성경제인들이 한국경제의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이나 판로개척 등 지역 상황에 맞는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