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뛰어들었다 발길 돌리는 2030
취업난·저임금에 관심 늘어도 '편견 극복' 난제

휴무·휴게실 등 처우 열악 … 업계 고령화 지속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정진(28·가명)씨는 올해 초 건설 현장직에 처음 발을 들였다. 제조업체 영업사원이던 김씨는 '월급 180만원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 회사를 과감히 박차고 나와 안전모를 썼다.
벌이는 나쁘지 않았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보통 인부였지만 하루 10만원 이상씩 챙길 수 있었다.

땀 흘린 만큼 벌 수 있어 보람도 컸다. 하지만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그는 건설 현장직을 '노가다'로 보는 주변 시선을 극복하는 게 도무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대학까지 나와선 노가다냐'라는 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 답답했다"며 "휴일도 일정하지 않아 또래들과 멀어지는데, 현장에선 휴게실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처우는 열악하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건설현장에서 20·30대 노동자 비중이 해마다 줄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과 함께 저임금에 치이는 청년들 사이에서 건설 현장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분위기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퇴직공제 적용대상 건설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일한 적이 있는 인천지역 노동자는 8만1873명이다. 이 가운데 20·30대는 20.5%(1만6804명)에 불과하다.

2011년 22.6%였던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2.1%p 하락한 수준이다. 대신 40~50대 노동자들이 절반 넘게 차지하면서 업계 고령화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젊은층에서 건설 현장직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적은 것은 아니다. 20대 신규 가입자는 2011년 14.5%에서 2015년 21.2%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구직난에 더해 저임금 일자리가 많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건설 현장직을 향한 사회적 인식이 비교적 낮은 데다, 종사자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생존율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남동구 한 직업소개소 대표는 "팀장 또는 반장 등 '인맥'을 통한 구직경로, 일정하지 않은 휴무, 거기다가 '노가다 꾼'이라는 편견에 특히 20·30대들이 적응하기 힘든 구조"라며 "내국인 인력 고령화는 심각한 반면, 젊은 인력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