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고조선연구소 현지조사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는 사학계에서 논란이 되는 식민사관이 일본 황국사관 학자들의 가야사 왜곡에서 비롯됐음을 입증하는 사료를 현지에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는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시, 야마구치(山口)현 하기(萩)시, 시모노세키시에서 조선총독부 관변사학의 뿌리를 추적하는 현지조사를 벌였다. 한국사를 반도사로 축소하고 정체성론, 타율성론 등 자포자기적인 자의식을 한민족에게 이식하려 했던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의 역사관 기원을 추적하기 위한 조사였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는 현지에서 수집한 사료를 정밀 분석하면서 일제 관변사학의 정치적 기원이 되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과 이토 히루부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요시다 쇼인은 명치유신 정부 실세였던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국수주의 미토학파(水戶學派) 영향을 받은 그는 '일본서기'와 '신황정통기'의 임나일본부설에 주목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일본은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만세일계 황통을 지켜온 나라이므로 일등국이 돼야 한다'는 요시다 쇼인의 친필 편지 내용도 발견했다.

그의 역사관은 제자 이토 히로부미를 통해 초대 테라우치 총독에게 계승됐고, 테라우치가 반출한 사료 일부는 아직도 야마구치현립대학에 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관계자는 "일부 일본 우익사학자들은 서기 369년 이후 일본의 식민통치기관이 한반도 남부를 200년 동안 지배했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서기' 숭신천황기 65년조 기록엔 '임나 북쪽은 바다에 가로막혀 있다'고 적혀 있어 한반도 가야라고 보기 힘들다"며 "임나는 대마도거나 규슈 북부에 있었다는 게 국내 학자들과 북한 고대사학계의 공통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