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안내판' 부서 명칭·위치 변경에도 수년째 방치 … 홍보물은 잇따라 설치
▲ 인천시청 중앙 현관에 설치된 시각장애인 안내도. 부서 명칭·위치가 바뀐 상황에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민선6기 임기 말로 접어든 인천시가 시청사 곳곳을 홍보물로 채우고 있다.

공감·소통을 앞세우면서도 시청을 찾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안내판은 부서 명칭·위치가 바뀐 상황에서 수년째 방치하고 있다.

민선6기 출범 3주년이 지나면서 인천시청 건물에는 시정 성과를 부각하는 홍보물이 잇따라 설치됐다.

이달 초 남동구 구월동 본청 옆 데이터센터 건물에는 '재정위기 조기 탈출'이 적힌 가로 13.8m, 세로 18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난 대선에서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현수막이 철거된 뒤로 한동안 비어 있던 자리다.

시는 현수막을 설치하는 데 490만원을 썼다.

지난주부터는 청사 20여곳에 '언론이 전한 인천 시정'이라는 게시판이 설치됐다.

시정을 긍정적으로 보도한 기사가 주로 게재된다.

게시판을 붙이는 데에만 700여만원이 들었다.

최근 시는 본청 1층 로비에 1억5000여만원짜리 '시정 홍보용' 대형 전자게시판을 달기도 했다.

청사가 시정 홍보물로 뒤덮이는 동안 시각장애인 안내판은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다.

17일 본청 중앙 현관과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안내판 6개를 확인해보니 현재 부서 명칭과 위치가 모두 달랐다.

2층 엘리베이터 옆 점자 안내판에는 2011년 초 각각 '보건복지국'과 '여성가족국'으로 이름이 바뀐 '보건사회국'·'가정복지국' 국장실이 아직도 쓰여 있었다.

3층에도 지금은 사라진 조직인 '경제수도추진본부'나 송도국제도시로 사무실을 옮긴 국제관계대사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류 투성이인 점자 안내판 옆에는 새로 설치된 시정 홍보 게시판이 나란히 자리했다.

정작 복지 관련 부서는 지난달 '인천형 공감복지'를 홍보한다며 사무실 디자인 공사까지 했다.

'사회복지정책과'에서 '공감복지과'로 명칭이 바뀐 1층 사무실 벽면에는 복지 시책으로 도배됐다.

해당 부서는 공사 비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직 개편을 여러 차례 하는 동안 점자 안내판을 교체하는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