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등록 반려견 100만마리 시대를 맞이했다. 경기도민 13명 중 1명은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셈인데, 아직까지 반려견을 대하는 인식은 초보수준이다. 살아있는 생명체라기보다는 장난감처럼 여기면서 유기견을 양산시키고 있다. 또 맹견들을 키우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인명피해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반려견은 오랜 기간 인류와 함께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가족이나 다름없이 지내온 세월이 수 천년이지만 반려견에 대한 제도나 인간의 의식은 한참 미흡하다. 버려진 반려견들이 들개무리로 돌변해 주택가 쓰레기통을 뒤지는가 하면 간혹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지역 유기견 수는 2014년 1만5934마리, 2015년 1만4658마리, 2016년 1만5260마리로 집계됐다. 지자체 등이 미처 집계하지 못하는 숫자도 상당하다고 하니 실제 버려지는 유기견은 2만여 마리가 넘어설 것으로 관계기관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통계·추정치 등에서 우리사회의 민낯을 여과없이 들여다볼 수 있다.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반려동물마저 길거리에 쉽사리 팽개치는 사회. 타인 혹은 다른 생명과 교감할 줄 모르는 '인성 마비' 사회의 단면이 반려견을 대하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삐뚤어진 의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현행 법제에는 동물 학대 방지, 생명 존중을 통한 국민 정서 함양 등을 입법 목적으로 하는 동물보호법이 엄연히 존재한다. 동물복지 인식 수준도 높아졌다. 그러나 반려동물 유기 풍토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견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무분별한 생산, 소비되는 반려견 유통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인듯 싶다. 건강한 강아지는 키우며 기쁨을 누리면서 정작 병들고, 늙은 반려견은 키우기 귀찮아 버리는 이런 사회의 인성이 존재하는 한 무엇이 바뀌겠는가. 우리사회의 각성이 필요하다. 소중한 생명에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약속이다. 그 약속을 지키는데 정책보다 생명존중의 사회적 인식확산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