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교류 복원" 3억6000만원 마련 … 중국·협력기관은 무관심
재정 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인천시가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2박3일짜리 중국 교류 행사에 4억원 가까운 예산을 세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측과 관련 기관이 무관심한 상황에서 세부 계획도 없이 곳간부터 채웠다.

인천시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인차이나 포럼' 개최비 3억6000만원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본예산에 편성된 인차이나 포럼 예산은 1500만원이었다.

추경에서 무려 24배나 증액된 셈이다.

인차이나 포럼은 '인천 안의 중국' 시대를 연다는 취지로 2015년 시작된 인차이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6월 창립돼 대중국 교류·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정책을 발굴하는 싱크탱크 기능을 맡고 있다.

올해 인차이나 포럼은 사드 문제로 악화된 한·중 관계 탓에 이미 한 차례 연기됐다.

시는 창립 1주년을 맞아 6월30일부터 7월1일까지 송도컨벤시아에서 정기총회를 열려고 했지만 중국 측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지자 행사를 연기했다.

불투명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시는 10월 중순 2박3일 동안 인차이나 포럼을 열기 위해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

하지만 초청 대상이나 규모도 확정하지 못했다.

송도컨벤시아 예약 일정도 꽉 찬 상태라서 장소를 구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인차이나 포럼에 무관심한 건 중국만이 아니다.

지난해 포럼 창립 행사를 공동 주최했던 인천대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국 교류에 협력했던 기관·단체들이 한·중 관계를 이유로 올해 참여가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 개최를 시가 독자적으로 준비하면서 예산 부담은 수십 배로 늘었다.

지난해 행사비 4억여원 가운데 대부분은 인천대 몫이었다.

시 예산은 1900만원만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 개최 비용 3억6000만원은 전액 시 예산이 투입된다.

어두운 전망에도 행사 규모는 축소되지 않은 채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시 관계자는 "이달 말이면 행사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며 "중국 교류를 복원하려는 취지로 예산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